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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네 명의 청년들, 보는 모습 그대로에요. 모든 게 진심입니다."
일요일 저녁에 편성된 예능 프로그램은 흔히 말하는 '황금 시간대' 블록의 수혜자였다. 그만큼 각 방송국에서 사활을 건 예능들이 출격했고, 시선을 끌기 위한 경쟁도 극심했다. 현재는 국민 예능이라 불리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 MBC '복면가왕' 등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BS '집사부일체'가 지난해 12월 31일 모습을 드러냈다. 고정적인 시청층이 어느 정도 형성된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집사부일체'는 틈을 파고들어 당당히 상위권 시청률을 자랑했다. 자극 없는 '집사부일체'의 선전은 그야말로 '나물밥상'과 같은 '착한 예능' 반란이었다. 최근 마이데일리가 '집사부일체'의 이세영 PD와 만났다.
"다른 예능에 비해서 젊은 친구들이잖아요. 보시는 분들에게 풋풋한 매력을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사실 일요일 저녁 시간대에는 '1박 2일'이라는 견고한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잖아요. 그 시간에 들어간다는 게 부담이 되고 큰 산이었죠. 그래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보다 우리만의 매력을 가지고 가자는 마음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애정을 가져주셔서 감사해요. 그렇다고 저희가 막 대단하고 그런 건 아니고요.(웃음)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에요."
이PD는 이러한 흥행 요인으로 멤버들의 '순수함'을 꼽았다. 그러면서 "멤버 조합, 사실 걱정은 있었다. 멤버들에게는 없었다고 했지만.(웃음) 걱정보다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했다. 제가 느낀 멤버들의 개인적인 매력들을 다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우려는 있었다. 그런데 다들 잘 알아봐주시는 것 같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멤버들의 매력이 무척 커요. 그래서 이만큼 온 것 같아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조합이기도 하고요. 네 명 모두 화면에 보이는 그대로에요. 꾸미는 게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것들을 순간순간 잘 표현해요. 모든 게 진심이고, 보기 좋은 청년 네 명이에요."
이승기, 이상윤, 육성재, 양세형 네 사람 모두 자신들의 본업에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하고 있는 인물들이지만 '집사부일체'에서는 그 모습을 지우고 조화롭게 한데 어우러진다. 흔히 말하는 메인 MC도, 보조 역할, 웃음 담당, 몸 개그 담당 등의 설정들이 없다.
"누굴 메인으로 설정하는 게 없는 것이 저희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어요. 당연히 이승기, 양세형 씨가 예능을 많이 했기 때문에 리드하는 게 있죠. 그런데 저희는 자신의 시선들로 상황을 바라보는 게 애초의 콘셉트였거든요. 그래서 누가 무엇을 담당하고, 그런 게 없어요. 그저 네 명의 다른 시선이 어떻게 충돌하는지가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각기 다른 성향을 지닐 법한 네 명을 초대했죠."
사실 '집사부일체'를 대중에게 제대로 주목시킨 건 이승기의 공이 컸다. 전국민적으로 사랑 받는 만능 엔터테이너인 이승기가 제대 후 첫 활동의 시동을 건 프로그램이기 때문.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화유기' 출연을 확정지은 상황이기도 했지만, '예능 황제'의 귀환에 시청자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고 그가 선택한 예능 프로그램의 정체에 자연히 관심이 집중됐다.
"기획 의도가 와닿았다고 하더라고요. 이승기 씨가 군대에 있을 때 청춘들과 함께 있었잖아요. 나이 어린 친구들도 있고,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테고요. 이승기 씨도 그런 마음이 있었을 거예요. 전역 후 새 인생을 찾아가야 하는 입장이니까요. 그 때 소소하게 다른 사람의 삶을 살펴보고, 한방이 있는 사부님들과 대화를 하고, 그 안에서 자신이 느끼는 것. 그런 지점들이 와닿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 단연 돋보이는 성장세의 주인공은 배우 이상윤이다. 우왕좌왕하고 맥을 못 추렸던 초반과 달리 그는 어느새 촬영 현장을 자지러지게 만드는 히어로가 됐다. 약점이었던 '진중함'이 지속되니 강점이 됐다. 얼마 전에는 '예능 데뷔 100일 잔치'까지 진행했다.
"이상윤 씨가 이렇게 빨리 예능인 모드가 될지 몰랐어요. 처음엔 그저 진지했어요. 사람을 만나고, 사부님을 만나고, 그 사람의 인생을 궁금해하고, 삶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에요. 배를 잡고 웃게 하지는 않아도 매력이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제가 이상윤 씨 때문에 배를 잡고 웃어요. 너무 뿌듯하고 고마워요. 같이 하는 멤버들을 인간적으로 좋아하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 같아요."
그뿐만 아니라 양세형과 육성재의 활약도 대단하다. 쉬지 않는 입담과 특유의 '깐죽'으로 '집사부일체'의 텐션을 한껏 올리는 양세형 옆에는 '열정 막내' 육성재가 있다. 무엇이든 진중한 태도로, 배우는 자세로 프로그램의 무게를 더한다.
"양세형 씨가 재미있게 하려고 깐죽대기도 하는 거, 사실 멤버들이 다 너무 착해서 그게 두드러지는 거예요.(웃음) 승기 씨와 세형 씨가 정말 열심히 해줘요. 실제 세형 씨는 생각도 되게 많고 감성도 풍부해요. 그게 가끔씩 나오거든요. 양세형 씨 이미지 떠올리면 예능적으로 발랄하고 그렇지만 실제로는 되게 반전의 모습이 많아요."
"성재는 정말 스펀지 같은 아이에요. 95년생이니까 실제로 그런 고민이 많을 나이고요. 물론 숨길 수 없는 '육잘또'(육성재 잘생긴 '또라이' 애칭)의 모습도 있어요. 발상 자체가 정말 끼가 넘쳐요. 그런 끼는 그 아이의 기본 매력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인생의 선배들, 멤버들, 사부들을 만날 때 굉장히 몰입하는 거 같아요."
이렇듯 프로그램을 넘어 삶의 일부로 진지하게 몰입하는 멤버들의 진중한 태도 덕에, 어려울 법한 사부와도 안정적인 동고동락 '케미'를 완성할 수 있었다.
"사실 사부는 인생 대선배잖아요. 어려워할 수밖에요. 방송이 아닌, 사석에서 만났다면 더욱 천천히 다가갈 수 있었겠죠. 하지만 방송을 통해선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있으니까 그 시간이 아까울 거예요. 그래서 더 빨리 그 안에 들어가려고 노력하는 거 같아요. 깐죽댄다는 것도 부정적으로 깐죽댄다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삶 속에 더 빨리 들어가려고, 거리감을 빨리 깨부수기 위함인 걸 알아요. 대단히 열심히 해주고 있어요. 정말 고마워요."
[사진 = SBS 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SBS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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