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두번 다시 설 수 없는 무대 같아요"
뮤지컬배우 차지연에게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남다른 작품이다. 뮤지컬배우의 꿈을 갖게 한 작품이자 그 꿈을 더 키우고 펼칠 수 있게 해준 시작점에 있는 작품이다.
2005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첫 내한공연을 보고 뮤지컬 매력에 빠진 차지연은 2008년, 라이센스 초연 당시 오디션에 임했다. 아쉽게도 함께 하지 못했지만 그는 10여년간 뮤지컬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했고, 2018년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다시 돌아온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와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세계적인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매혹적인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 그녀를 사랑하는 세 남자를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삶의 의미에 대한 깊은 고찰을 담은 프랑스 대표 뮤지컬이다. 극중 차지연은 에스메랄다 역을 맡았다.
차지연은 "극중 에스메랄다가 열여섯살이다. 10대인데.. 정말 너무 죄송하다. 너무 죄송해 하면서 연습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제 느낌에 아마 '노담'은 올해를 끝으로 저는 두번 다시 무대에 설 수 없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웃음)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이잖아요. 더 나이 들기 전에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전해요. 진심이에요. 언제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차지연은 2008년 라이센스 초연 당시 오디션을 떠올렸다. "첫 내한 공연을 봤었는데 잊지 못한다. 아직도 생생하다"며 "그랭구와르 '대성당의 시대'에 완전 꽂혔었다. 프랑스어를 한글로 써서 혼자 노래하고 그랬다"고 고백했다.
"이후에 한국 초연 오디션이 떠서 바로 갔었어요. 그 때 저한테 굉장히 인상적인 말을 해주셨어요. '투 톨(Too Tall)'. 너무 크다고요. 앞서 캐스팅된 다른 배우들과 밸런스가 안 맞고 저만 너무 컸던 거예요. 지금 와서 보니까 이해가 돼요. 너무 크면 안 되더라고요. 이번에는 밸런스가 잘 맞아요. 너무 행복해요. 10주년에 마지막 한을 풀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돌고 돌아 다시 만난 에스메랄다. 차지연에게 어떻게 다가 왔을까. 그는 "싱그러움만을 표현할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참여를 해보니 보여지는 것 자체가 어떤 관능미라고 할까? 그런 것들을 좀 가지고 태어난 여자 같다"고 답했다.
"에스메랄다는 섹시한 매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일 뿐 자기 스스로가 그것을 굉장히 인정하거나 알고 있어서 어필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런 모습을 하고 있지만 본인이 그것을 모른 채 굉장히 순수하고 평화를 사랑하죠.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고 계층에 상관없이 행복하고 즐겁게,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여자더라고요. 그래서 더 자유분방하고 당차지만 굉장히 순수하고 발랄한 다양한 매력에 포커스를 맞췄어요."
차지연은 송스루 뮤지컬이지만 그 안에서 말을 찾고싶다고 했다. "노래 안에서 말을 하듯 표현 하고싶어 하는 욕구가 큰 사람"이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그는 "말을 찾고자 하기 때문에 노래가 더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까봐 사실 걱정도 된다.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며 "전곡을 그렇게 부르진 않겠지만 노래한다기보다 말을 하고 싶다. 그런 차이점이 있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차지연의 에스메랄다는 넘버 표현과 더불어 안무 및 감정에도 색다른 모습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정확한 안무 없이 차지연만의 스타일로 안무를 펼치고, 감정적인 부분에서는 더욱 섬세하게 그릴 계획인 것.
"저는 보헤미안 안무를 줄 줄 알았어요. 근데 저번 시즌부터 안무를 따로 주지 않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춤을 잘 추는 사람은 아니지만 매회 내 감정에 따라 하는게 재밌을 것 같아요. 오히려 이럴땐 겁이 없거든요. 제 감정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정적인 부분 역시 더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될 것 같아요. 이렇게 길게 사랑 받고 무대에 올려지는 이유가 있어요. 많은 것이 담겨 있고 시원시원하게 담겨 있지만 섬세하게 그려지더라고요."
차지연은 10주년 '노트르담 드 파리'를 "운명적으로 만난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운명처럼 다가오는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고싶다고 해서 만나지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다고 해서 안 되는건 아니더라고요. 그렇다면 이 운명 받아들이리. 조금은 힘이 들겠으나 받아들이리. 열심히 해내보리.(웃음)"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시간 150분. 오는 6월 8일부터 8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MD인터뷰②]에 계속
[뮤지컬배우 차지연. 사진 =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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