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롤러코스터도 이런 롤러코스터가 없다.
개막 3연패로 출발한 LG는 4월 초 SK와의 3연전을 1패 뒤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를 작성한 뒤 KT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면서 5연승을 달리며 10승 9패로 5할 승률 돌파에 성공했다.
그러나 KIA와의 3연전을 모두 내주고 설상가상으로 '사인 훔치기 논란'까지 휩싸인 LG는 이후 8연승이란 믿기지 않는 행보를 보였고 8연승이 끊기자 8연패란 더 믿기 어려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가까스로 8연패는 탈출했으나 이후 4승 5패로 주춤거리던 LG는 다시 4연승을 질주, 26승 25패로 5할 승률 돌파로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1승 2패로 숨을 고르다 7연승 행진을 펼치며 상위권 진입도 노릴 수 있는 근간을 만들었다.
LG의 올 시즌 15번째 경기인 4월 11일 잠실 SK전부터 62번째 경기인 6일 잠실 한화전까지 행보를 요약해서 보면 5연승 → 3연패 → 8연승 → 8연패 → 4승 5패 → 4연승 → 1승 2패 → 7연승 → 1패로 나타난다. 롤러코스터도 이런 롤러코스터가 또 있을까.
7연승 행진이 끊긴 현 시점에서 과연 LG는 8연승 뒤 8연패를 맛본 것처럼 이번에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게 될까.
LG가 8연패를 당한 것은 한 달 전의 이야기다. 당시만 해도 LG는 고민이 뚜렷했다. 바로 불펜의 난조, 그리고 2루수 자리에 생긴 구멍이었다.
LG는 8연패 기간 동안 팀 불펜 평균자책점이 9.15로 심각한 수준이었다. 김지용, 정찬헌, 진해수 등 필승조의 집단 부진을 보였다. 개막전부터 주전 2루수로 기용한 강승호가 공격과 수비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자 박지규를 1군 엔트리에 수혈했으나 팀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강승호와 박지규 둘 다 비슷하다"라고 평가했는데 진짜 그랬다.
LG가 8연패를 통해 노출한 문제점들은 점차 해결이 되고 있는 모양새다. 7연승을 했던 기간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사실 LG가 7연승을 거둔 것은 선발의 힘이 컸다. 헨리 소사-타일러 윌슨-차우찬-임찬규로 이어지는 선발 4인방의 호투 행진이 이어졌다. 그래도 불펜에서도 점차 안정감을 찾는 것이 고무적이다. 김지용과 정찬헌은 7연승 기간 동안 평균자책점이 제로였다. 김지용은 1승 1세이브 1홀드, 정찬헌은 4세이브를 챙기며 뒷문을 걸어 잠갔다. 진해수의 2군행으로 1군으로 콜업된 신인 김영준도 씩씩하게 적응 중이다.
신바람을 내고 있는 타선은 새롭게 주전 2루수를 꿰찬 정주현의 안착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정주현은 7연승 기간 동안 타율 .385 1홈런 5타점을 기록했으며 결승타도 두 차례 터뜨리면서 존재감을 보였다. 또한 수비에서도 '구멍'을 덮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정주현의 수비를 두고 "전체적으로 무난하다"라고 평가했다. 2016시즌 개막과 함께 1번타자로 낙점됐던 잠재력이 이제서야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처럼 자신을 괴롭혔던 통증들에서 해방된 LG는 비록 7연승에서 흐름이 한 차례 끊겼지만 한 달 전처럼 8연승 뒤 8연패란 급격한 롤러코스터를 타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을 해볼 수 있다.
물론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안방마님' 유강남의 부진이다. 유강남은 7연승 기간에도 타율이 .133에 머물렀다. 시즌 타율은 .254까지 떨어졌고 4월 이후 홈런은 감감 무소식이다. 류중일 감독이 한창 유강남이 부진할 때도 "유강남은 부상을 입지 않는 한 2군에 내려갈 일은 없다"고 신뢰를 보였지만 아직까지 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선발투수 김대현의 공백을 메우는 것 또한 지상과제다. 일단 손주영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6일 잠실 한화전에 선발 등판했고 5이닝 동안 101구를 던졌지만 2실점으로 그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LG는 7연승을 하면서 선발투수진의 연이은 호투와 김현수, 오지환, 이형종 등을 내세운 타선의 화력으로 일부 선수들의 부진을 눈에 띄지 않게 했다. 이번에는 연패로 주저 앉을 만한 위험요소를 팀이 합심해서 감추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만약 이것이 성공한다면 LG는 롤러코스터에서 해방될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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