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제 고교 때보다 구위가 좋던데요?”
KIA 타이거즈는 지난 25일 열린 2019 신인 1차 지명에서 ‘포스트 양현종’이라 불리는 대어를 품었다. 주인공은 광주동성고에 재학 중인 김기훈(18)으로, KIA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좌완투수로 주목받고 있다.
김기훈은 183cm-88kg의 체격에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직구를 뿌리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장점으로 꼽힌다. 전반적으로 양현종과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평가다. 올해 기록은 9경기(25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0.72로 상당히 안정적이다.
김기훈은 25일 지명 행사 때 남다른 인터뷰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사회자와의 즉석 인터뷰에서 프로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묻자 “KIA의 영구결번이 되고 싶다”는 당찬 답변을 내놨고, 취재진을 만나선 “양현종 선배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김기훈의 인터뷰는 양현종으로 시작해서 양현종으로 끝났다.
지난 29일 잠실에서 만난 양현종(30)은 “워낙 좋은 투수라고 들었고 경기도 몇 차례 봤다. 당연히 뽑힐 것으로 생각했다”라며 “큰 이변 없이 우리 팀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학교 후배라 좀 더 애틋하게 바라보게 된다. 앞으로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라고 학교 후배의 KIA행을 환영했다.
김기훈에게 양현종은 고교 시절 롤모델 그 이상의 존재였다. 양현종 선발 경기를 빼놓지 않고 챙겨보며 볼 배합을 연구했고, 학교 선배 양현종이 기증한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좌완 에이스의 꿈을 키웠다.
이에 대해 양현종은 “내가 기증한 버스를 타고 다닌다는 건 그만큼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는 것이다”라고 멋쩍게 웃으며 “김기훈이 워낙 어리고, 나는 제법 연차가 쌓여 팀에 오면 내가 잘 봐줄 것이다. 정말 잘 됐으면 하는 후배다”라고 약속했다.
양현종은 자신을 뛰어넘겠다고 말한 김기훈의 실력을 높이 평가했다. “내 고교 시절보다 구위가 더 좋은 것 같다”고 운을 뗀 양현종은 “어마어마한 공을 던지는 걸 내 눈으로 봤다. 성격도 둥글둥글하니 적응도 잘할 것 같다. 경험을 많이 쌓는다면 정말 좋은 투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칭찬했다.
양현종은 끝으로 김기훈을 향해 인성과 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기훈은 인터뷰 때 “양현종 선배의 인성도 닮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양현종은 “아프지 않아야하는 게 가장 크다. 또한 나는 어릴 때부터 선배님과 코치님들에게 야구선수 이전에 사람이 되라고 먼저 배웠다. 어디에 있든 사람이 되는 게 우선이다”라며 “기훈이가 인터뷰에서 인성이 먼저 되겠다고 말해 고교 선배로서 뿌듯했다. 예의와 인성을 갖추면 실력은 저절로 따라온다”라고 후배를 향한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김기훈(첫 번째), 양현종(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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