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플랜B의 결말이 궁금하다.
최근 KIA 라인업은 낯설다. 작년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멤버들의 절반이 이런저런 이유로 라인업에서 사라졌다. 이범호와 김주찬은 부상, 나지완과 이명기, 김민식은 부진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마운드에선 임창용이 어깨통증으로 1군에서 1달째 개점휴업.
투타 주축 대부분 작년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애버리지가 떨어질 가능성은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다. 사실상 에이스 양현종, 내야수 안치홍 정도를 제외하면 작년만큼, 혹은 더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들이 드물다. 부상자도 작년보다 많다. 팀 성적이 중위권으로 떨어진 이유다.
김기태 감독은 부진하거나 잔부상이 있는 주축들을 최대한 기다리고 배려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최근 행보는 좀 다르다. 과감하게 1군에서 제외한다. 얼마 전에는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부진하거나 부상한 주축 멤버들을 향한 굵직한 메시지.
시즌 중반까지 플랜A가 만족스러운 성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젠 플랜B로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 모양새다. 경험이 부족해도 젊고 가능성 있는 자원들을 적극 기용하고 있다. 투타 각 파트에 베테랑 의존도가 높은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
3루수 류승현, 포수 신범수, 외야수 박준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우투좌타 내야수 류승현은 1군에 올라온 뒤 10경기서 25타수 10안타 타율 0.400 1홈런 6타점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일찌감치 미래의 중심타자로 낙점된 최원준도 입지가 더욱 넓어졌다. 불펜에선 유승철, 황인준, 하준영 등이 윤석민, 김윤동, 임기준으로 이어지는 필승계투조를 돕는다. 이들이 유의미한 경험을 쌓는 게 장기적 관점에서 KIA 야구를 살 찌우는 방법이다.
그러나 젊은피들이 보유한 애버리지는 주축들보다 떨어진다. 돌풍을 일으키다가도 상대에 분석이 되고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면 성적이 곤두박질 칠 수 있다. 당장 5일 광주 한화전서 키버스 샘슨의 역투에 KIA 젊은 타자들의 방망이가 침묵했다.
결국 이범호, 김주찬, 나지완 등 베테랑들이 적절히 가세, 융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 부상자들의 경우 완벽히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부진한 주축들이 작년 수준으로 갑자기 살아난다는 보장도 없다. 때문에 KIA는 당분간 플랜B로 어느 정도 중위권싸움서 버텨내야 한다.
페넌트레이스 절반을 넘어선 시점. 전통적으로 팀 성적 희비가 엇갈리는 운명의 7~8월이다. 그 막중한 시기를 플랜B가 짊어지고 나아가야 한다. 부작용이 있더라도 개개인이 애버리지를 끌어올리는 유의미한 경험을 하면서 팀도 버텨나가면 미래를 위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물론 현재를 놓치는 실패를 경험할 가능성도 있다.
KIA에 운명의 여름이 시작됐다. 김기태 감독이 선택한 플랜B의 결말은 어디로 향할까. 무더운 7~8월을 큰 흐름 속에서 지켜봐야 한다.
[KIA 류승현(위), KIA 덕아웃(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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