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3의 구종이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넥센 신재영은 6일 고척 NC전서 5⅔이닝 1실점으로 시즌 5승을 따냈다. 흥미로운 건 90개의 공이 모두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였다는 점. 정확히 45개씩 나눠 던졌다. 물론 전형적인 두 피치 투수다. 그래도 체인지업 등 제 3~4구종을 조금씩 섞은 예전과 달랐다.
신재영은 2016년 15승으로 신인왕을 따낸 뒤 하락세다. 지난해 6승7패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4.54, 올 시즌 5승5패 평균자책점 7.08. 구위 자체가 압도적이지 않고, 타격 타이밍을 빼앗기에는 구종이 단조롭다. 두 피치의 한계라는 평가가 있었다.
한 차례 불펜으로 돌아섰다.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다. 6월 8일 kt전 이후 26일 롯데전으로 컴백할 때까지 2군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돌아온 뒤 철저히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승부하며 2연승을 챙겼다.
신재영은 6일 NC전 직후 "2군에서 생각을 많이 했다. 제3의 구종이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체인지업은 어려운 구종이다. 잘하는 걸 더 잘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확실하게 손에 익지 않는 구종을 실전서 무리하게 구사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 오히려 손해가 컸다.
대신 과감한 몸쪽 승부와 하이패스트볼로 최대한 타자의 시야를 흔든다. 하이패스트볼로 유인한 뒤 낮게 휘는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투구패턴이 대표적이다. 복귀 후 2연승 원동력. 신재영은 "몸쪽 승부가 잘 될 때 결과가 좋았다. 나이트 코치님도 몸쪽이나 높은 코스로 과감하게 던지라고 주문했다"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제3의 구종 습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신재영은 "체인지업도 그렇고, 포크볼도 길게 보고 연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제까지의 행보를 보면 구종 습득력이 좋은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신재영은 만 29세다. 야구를 해야 할 날이 많이 남아있다.
고민과 분투는 마운드 밖에서도 이어진다. 신재영은 거의 매 경기 투구 후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는 걸로 유명하다. NC전도 그랬다. 그는 "더 던지고 싶었는데 손에 피가 나서 내려갔다"라고 털어놨다.
신재영은 손에 생긴 땀을 없애는 기계를 자비로 구입, 수시로 사용한다. 지난 시즌 후에는 손에 땀이 나지 않는 수술까지 받을 생각을 했다. 그는 강판 직후 테이핑한 손가락을 보여주며 "올 시즌 후 또 다시 수술을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심리적으로 흔들릴 이유는 없다. 장정석 감독은 앞으로 신재영에게 꾸준히 선발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그는 "5선발로는 괜찮다. 신재영과 해커의 가세로 선발진이 안정됐다"라고 말했다.
[신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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