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최대 적수는 자신이다.
선동열호의 최대 적수는 선동열호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야구 참가국들의 객관적 전력을 감안하면 그렇다. 사회인야구에서 뛰는 선수들을 내세우는 일본, NC 에이스 왕웨이중이 합류해도 프로선수가 10명에 불과한 대만은 KBO리그 주축멤버들로 구성된 한국보다 전력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선동열호의 아시안게임 3연패가 확실할까. 현 시점에서 선뜻 '그렇다'라고 답하긴 어렵다. 기본적으로 최종엔트리가 최상의 전력으로 꾸려졌는지에 대한 여전한 논란, 병역혜택과 관련, 반드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부담감이 분명히 있다.
이런 상황서 대표팀에 선발된 일부 선수들은 KBO리그서 지속적으로 좋지 않은 페이스를 보인다. 반대로 대표팀에 선발될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줬음에도 선발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몇몇 선수들은 승승장구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임기영(KIA)과 최원태(넥센)다. 임기영은 올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승8패1홀드 평균자책점 5.98에 불과하다. 7월에는 3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1승2패 평균자책점 8.78을 기록한 뒤 1군에서 말소됐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모두 작년의 위력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아시안게임서 활용법이 애매하다.
최원태는 12승7패 평균자책점 4.22로 좋다. 엔트리 탈락 전과 후의 페이스에 큰 차이가 없다. 주무기 투심패스트볼에 체인지업과 커브를 곁들인다. 풀타임 3년차에 접어들면서 요령과 경험이 쌓였다. 타자에게 까다로운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대표팀 탈락에 대한 심리적 데미지도 거의 없다.
끝이 아니다. 25일에만 세 명의 부상자가 확인됐다. 세 명 모두 선동열호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위치라서 더욱 뼈 아프다. 우선 최정(SK)이 24일 인천 두산전 4회말 홈 쇄도 과정에서 왼 허벅지를 다쳤다. 3주 이탈이 예상된다.
차우찬(LG)은 최근 고관절 부상을 참고 투구했다. 정황상 하체 밸런스가 다소 무너진 듯하다. 7월 4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13.75로 부진했다. 박민우(NC)도 왼 가래톳 부상을 호소했다. 세 사람 모두 1군에서 말소됐다.
최정은 최악의 경우 아시안게임 참가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차우찬과 박민우의 경우 큰 부상은 아니다. 그러나 정확한 복귀 스케줄은 알 수 없다. 최정은 선동열호 4번-3루수, 차우찬은 양현종의 뒤를 이을 2선발, 박민우는 주전과 백업을 오갈 수 있는 2루수다. 셋 모두 빠지면 엄청난 타격이다.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가 다치면 진단서를 대한체육회를 통해 OCA에 제출하면 교체도 가능하다. 선동열 감독은 좀 더 상황을 지켜보고 대처할 예정이다. 그 대처가 정말 중요하다. 엔트리를 교체한다면 대체선수로 누구를 뽑을 것인지, 그 선수와 동 포지션의 다른 멤버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아무리 전력상 금메달이 유력하다고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 이래저래 선동열호의 최대적수는 선동열호다.
[최정(위), 차우찬(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