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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황보라가 연기 인생에 새로운 깃발을 내리꽂았다. 자신이 제일 잘하는, 범접 불가 코믹 연기로.
황보라는 지난달 31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UL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마이데일리와 만나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극본 백선우, 최보림 연출 박준화) 종영 인터뷰를 진행,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5.8%(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기준/이하 동일)의 시청률로 시작, 8.6%로 유종의 미를 거둔 올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주인공 커플 박서준(이영준 역), 박민영(김미소 역)은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고 동시에 눈부신 열연을 펼친 조연들도 함께 주목받았다.
그 중 폭소를 유발한 일등공신은 단연 황보라. 극중 황보라는 통통 튀는 매력의 소유자 봉세라 역으로 분해 맹활약을 펼쳤다. 남자를 향한 사랑이 고픈 와중에, 양비서(강홍석)를 만났다. 그 누구보다 뜨겁게 연애하더니 귀여운 모습까지 갖춰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인기를 실감하고 있냐는 질문에 황보라는 "가끔 촬영장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박)민영이나 (박)서준이보다 저한테 음료수를 막 주신다. 제가 데뷔한지 엄청 오래돼서 어린 친구들은 몰랐는데 이번 이후로 젊은 친구들에게 얼굴도 알리게 됐다. 감사하다"고 답하며 기분 좋게 웃었다.
"기억에 남는 댓글도 많아요. '직장인인데 회사에 봉과장 같은 사람 있으면 정말 좋겠다', '황보라를 위핸 로맨틱 코미디 만들면 좋겠다' 등의 댓글들이 너무 좋더라고요. 가장 인상 깊은 댓글은 이 드라마 덕분에 원래 있던 우울증을 날리셨다는 시청자 분들의 글이었어요. 제가 누군가에게 힐링을 줄 수 있는 사람이란 걸 느끼니까 힘이 생기더라고요.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행복할 수밖에요."
예기치 못한 곳에서 스파크가 튄다고 했던가. 풋풋하면서도 간질거리는 강홍석과의 애정신은 특히 화제였다. 이에 황보라는 "사실 러브라인이 원래는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강홍석과 5화 때 마주치는 장면이 생기더라. 그 때 예감을 했다. '아, 이 친구랑 러브라인이구나' 하고. 놀랐다. 그런데 강홍석도 갈수록 멋있어보였다. 제 스타일이긴 하다. 큼직한 스타일을 좋아한다. 대신 키스신은 제발 없길 바란다고 빌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감독님한테 진짜 감사한 일이죠. 이렇게까지 저희를 살려주실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사실 주연 배우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데도, 작은 장면까지 오랜 시간 공들여서 찍어주셨거든요. (강)홍석이한테도 고마워요. 늘 아이디어를 가득 가져왔어요. 저는 즉흥적인 스타일인데, 덕분에 풍부해졌죠. 한번은 '누나 거칠게 해도 돼요'라고 해서 제가 조금 거칠게 다뤘습니다.(웃음) 동생이니까 편했어요. 또 너무 선하고 진국이에요. 목소리도 은근히 미성으로 완전히 반전의 남자에요."
이에 강홍석이 황보라를 극찬했다고 건네자 민망해하던 황보라는 "제가 강홍석 씨한테 푸쉬를 했다. 어디 가서 나 칭찬 좀 하라고. '너는 멋진 거 다 하고 내가 다 망가지니까 칭찬 좀 해라' 이런 식으로 밀어붙였다"고 너스레를 떨더니 "아니다. 사실 홍석이가 아주 연기도 잘하고 배려도 있다. 저는 소금과 생강, 조미료 치는 느낌으로 첨가했다"고 재치 있게 수습해 폭소케 했다.
원작 웹툰에 없던 캐릭터와 러브라인을 드라마 위에 구현시켜놓기까지, 분명 쉽지 않았을 터다. 그래서 황보라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본연의 기운을 모두 끌고 왔다. 주사 연기, 과장된 몸짓, 독특한 말투는 실제 황보라가 주변 사람들에게 내비치는 일상이라고. 그 덕에 봉세라 캐릭터는 압도적인 생명력을 얻었고, 더 나아가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톤이 한껏 밝게 올랐다. 모든 걸 내려놓는 과감함이 불러온, 이유 있는 성공이었다.
"과하고, 부담스럽지 않을까 고민을 하긴 했어요. 하지만 저희 드라마가 웹툰이 원작이고 만화 특징이 있으니 그렇게 밀어붙여도 상관이 없을 거 같더라고요. 영준 캐릭터도 일부러 오버를 하잖아요. 저도 밀고 나갔어요. 그런데 회식 씬부터 빵 터져서 '됐다!' 싶었죠. 사실 여러 개의 카드를 준비했었는데, 이거더라고요. 자칫 시트콤으로 보일까봐 해서 수위조절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박준화PD는 황보라에게 전용 카메라까지 배치할 정도로 애정을 보였다. 그의 깨알 같은 리액션을 몽땅 담아내겠다는 의지다. 그 덕에 황보라는 한순간도 가만히 있던 적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어느 정도 감독님도 제 코믹 연기를 만족하신 거 같아요. 사실 저희 촬영장에 기본적으로 카메라 두세 대가 있는데 저한테는 전용 리액션 카메라를 설치해주셨어요. 드라마 잘 찾아보시면 저는 계속 꼼지락거리고 있을 거예요.(웃음) 처음부터 자신이 있던 건 아니었어요. 원작에 없다 보니, 분량도 보장되어 있지 않잖아요. 그래서 불안했어요. 그런데 드라마의 장점은 피드백이 바로 오니까, 좋으면 분량이 확 늘어나기도 해요. 예상하지 못했는데 반응이 좋으니까 갈수록 촬영할 맛이 나더라고요."
화기애애했던 현장의 분위기 또한 유려한 호흡을 이끌어내는 데에 효과를 보였다. 맏언니 황보라를 필두로 박서준, 박민영 등의 출연 배우들은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서 활발히 소통하고 술자리도 자주 가졌단다.
"원래 저는 '김비서가' 배우들이랑 친한 상태였어요. (황)찬성이랑은 '욱씨남정기'로 알았고, 서준이는 워낙 팬이었어요. 예전에 영화 '신과 함께1' 뒷풀이에서 서준이를 만났는데 제가 막 팬이라고 하트를 건넸는데 더 큰 하트를 넘겨주더라고요. 그렇게 센스가 넘쳐요. 이번 촬영 전에도 저희가 술자리를 일부러 많이 가졌어요. 민영이도 너무 털털하고 시원시원해서 잘 맞아요. 이후에 다 친해져서 '으?X으?X' 분위기가 자연스레 만들어졌죠."
주인공 역할이 탐나거나, 감초 역할에서 더 나아가고 싶지 않냐는 말에 황보라는 "전혀 아쉽지 않다. 저는 이 순간이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조금도 아쉬운 건 없어요. 원래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 캐스팅 당시엔 소화할 수 없는 스케줄이었어요.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 도중에 섭외가 왔고, 또 끝나자마자 '배가본드'를 촬영해야 했거든요. 조금 밀리긴 했지만요. 그런데 박준화 감독님이 자신을 믿고 한번만 해달라고 부탁을 하셨어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사랑해주실 줄이야. 얼마나 감사해요. 여기서 욕심 부리고 싶지 않아요. 욕심 부리면 큰일 나요."
배우 황보라에게 새로운 전성기를 선물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황보라라는 배우를 다시 각인시켜준 작품이 아닐까요? 감독님한테 꼭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웃음) 박준화 감독님이 아니었으면 전 빛을 발하지 못했을 거예요. 감독님 덕분에 드라마가 잘 된 거라고 생각해요. 또 배우에게는 뭐든 시기가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지금처럼 큰 사랑 받는 것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해요. 안 된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어요. 지금도 막 그렇게 좋아서 미칠 거 같고 그런 감정은 아니에요. 그런 마음을 갖게 되면 나중에 상실감으로 돌아오거든요. 그저 감사한 마음만 있어요. 이대로 꾸준히 가야죠. 늘 감사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에요."
[사진 = UL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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