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 포지션에서 뛰면 200타석을 소화할 수 없다."
최원준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016년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타격 잠재력만큼은 이정후(넥센), 강백호(kt)에 버금간다고 평가하는 관계자들도 있다. KIA도 상당히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작년부터 최원준에게 꾸준히 1군에서 뛸 기회를 줬다. 그런데 최원준이 베테랑 야수가 즐비한 KIA에서 한 포지션에 자리잡는 게 쉽지 않다. 지난해 1~2군을 오갔고, 1군 72경기서 타율 0.308 3홈런 27타점 27득점했다.
올 시즌 베테랑들이 부진 및 부상으로 1군에서 자주 빠진다. 자연스럽게 최원준에게 좀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진다. 6월부터는 사실상 주전으로 활용된다. 7일까지 64경기서 218타석 202타수 53안타 타율 0.262 3홈런 20타점 26득점.
기존 주전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뛸 수 있다면, 그들의 입지를 최대한 보장하는 게 김기태 감독 스타일이다. 다만, 김 감독은 어떤 환경에서도 최원준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려고 한다. 대신 포지션 이동이 잦을 수밖에 없다. 현재 최원준은 주축들의 빈 자리를 채우는 첫번째 옵션이다.
올 시즌 좌익수와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유격수, 3루수, 우익수 순으로 자주 나섰다. 심지어 7월 25일 대전 한화전서 1루수, 우익수, 유격수로 잇따라 변신했다. 5일 광주 두산전서는 생애 처음으로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7일 고척 넥센전에는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일각에선 최원준의 잦은 포지션 이동 및 멀티포지션 소화가 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지적한다. 최원준의 내, 외야 수비력 자체가 썩 좋은 편이라고 볼 수 없다. 잦은 포지션 이동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 타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최원준을 키우기로 결심했다면 한~두 포지션으로 한정 기용, 집중 훈련을 시켜 타격과 수비력 향상을 동시에 도모하는 게 옳다는 주장이다.
김기태 감독의 견해는 다르다. 김 감독은 7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어느 포지션에 둬야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최원준이 당장 이범호나 김선빈을 제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팀 사정상 최원준이 1군에서 뛴다면 멀티포지션 소화를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해 최원준을 특정 포지션에 고정시키기 위해 기존 주전에게 피해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 점에서 김 감독은 "최원준이 한 포지션으로만 뛰면 1군에서 200타석을 소화할 수가 없다"라고 밝혔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버텼기 때문에 1군 투수들을 상대로 200타석 이상 소화,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는 해석이다.
김 감독은 최원준이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하면서 훗날 팀 상황에 따라 한~두 포지션으로 정착하는 게 자연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는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하면 본인에게도 좋은 것이다. 수비를 한 포지션만 할 줄 아는 게 좋나, 둘 이상 할 줄 아는 게 좋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우리 팀 서동욱도 내, 외야를 함께 소화한다. 다른 팀에도 그런 선수들이 있다. 정근우(한화)는 내야수지만, 요즘 외야수로도 출전하지 않나. 박세혁(두산)도 포수지만 외야수로도 나간다"라고 설명했다.
KIA도 살고 최원준도 성장하는 최적의 방법은 무엇일까.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헌 시점에서 김기태 감독의 견해는 확고하다.
[최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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