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KIA는 베테랑의 팀이다. 세대교체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선 베테랑들이 5강 공략에 앞장서야 한다.
KIA가 올 시즌 하위권에 처진 원인 중 하나가 베테랑 타자들의 부진 및 부상이다. 타선의 근간을 이루는 많은 베테랑이 여러 이유로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타선의 힘이 작년보다 떨어졌다. 최원준, 류승현 등 몇몇 젊은 타자가 힘을 냈으나 팀을 끌고 나갈 힘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장기적으로 KIA 타선은 리빌딩이 필요하다. 그러나 어느 스포츠, 어느 팀이든 급진적인 세대교체에는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도 있다. 당장 많은 돈을 받고 계약한 베테랑 FA타자들을 외면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결국 베테랑들이 해줘야 한다. 최형우, 김주찬, 이범호, 나지완이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한다. 이들과 함께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 이명기, 김선빈, 안치홍 등 20대 후반~30대 초반, 즉 베테랑 대열로 넘어가는 타자들이 뒷받침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그런 점에서 11일 인천 SK전은 이상적이었다. 에이스 양현종이 마운드에서 제 몫을 하는 사이 베테랑들이 나란히 한 방씩 터트리며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최형우는 2회 2사 2루, 풀카운트서 SK 선발투수 박종훈의 커브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올 시즌 장타가 많이 나오지 않아 고생했지만, 바깥쪽 코스를 가볍게 넘기는 기술적 대응이 돋보였다. 이날 박종훈의 제구가 썩 좋지 않아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본 듯하다. 1회와 7회에도 우전안타를 날렸고, 9회에는 좌중간 1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4안타 경기.
이범호는 남윤성을 상대로 한 방을 터트렸다. 6회 1사 1루서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오는 패스트볼을 가볍게 밀어 역시 우중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1회에도 만루서 제구가 흔들리던 박종훈을 상대고 차분하게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다. 8회에도 안타를 추가했다. 최형우와 이범호가 초반에 박종훈을 크게 괴롭혔다.
김주찬도 4안타를 날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목 통증으로 8일부터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다. 9일 광주 롯데전서 결장했고, 10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면서 이틀간 푹 쉬었다. 중앙, 우측 등 특유의 스프레이 히팅이 돋보였다. 빗맞은 타구가 좋은 코스로 연결, 안타가 되는 행운도 있었다.
대타로 나선 나지완도 9회 두 번째 타석에서 박정배에게 3B1S서 5구 133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월 솔로아치를 그렸다. 시즌 15호 홈런이자 전 구단 상대 홈런. 스코어가 벌어진 뒤였지만, 장타 감각을 살린 건 고무적이었다.
이밖에 버나디나와 이명기 테이블세터도 만점 활약을 했다. 두 사람은 빠른 발을 앞세워 내야안타만 3개를 합작했다. 7안타 4타점 5득점 합작. 두 사람이 알맞게 밥상을 차리고, 베테랑들이 해결하는 KIA 특유의 득점공식이 제대로 가동됐다. 젊은피 최원준도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뒷받침했다.
그렇게 KIA가 깔끔하게 SK를 14점차로 완파, 3연패서 벗어났다. 아직도 갈 길은 멀다. KIA 베테랑들은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맞춰 적절히 에너지를 비축하고, 휴식기 이후 최후의 스퍼트를 해야 한다.
[KIA 선수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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