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해진 괴물 수비수 김민재, 베트남전서 깨어나라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국가대표팀에서 ‘괴물 수비수’로 불렸던 김민재(전북)에게 아시안게임 무대는 좁아 보였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자, 괴물이었던 김민재가 너무도 평범해 보인다. 김민재 스스로도 3실점한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나고 공격수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이제는 깨어날 때가 됐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29일 오후 6시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스타디움에서 베트남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을 치른다.

금빛 로드로 가는 마지막 고비처다. 박항서 매직이 이끄는 베트남을 넘으면 목표인 금메달이 보인다.

그러기 위해선 수비 안정이 최우선 과제다. 조별리그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1위 말레이시아에 2실점하며 충격패를 당하더니,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는 무려 3골을 실점했다. 두 경기 모두 와일드카드 골키퍼 조현우(대구)가 없고, ‘중원 살림꾼’ 장윤호(전북)마저 부상을 당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수비 조직이 너무도 허술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믿었던 수비의 중심 김민재의 부진은 아쉽다. 상대적이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경고누적으로 김민재가 빠진 이란전 수비가 더 안정적이었다.

평소 경기장에서 잘 웃던 김민재도 우즈베키스탄전 승리 후에도 마냥 웃을 수 없었다. 그는 “3실점이나 해서 경기 끝나고 공격수들한테 미안했다. 잘 만들어서 실점한 게 아니라, 3번이나 실수해서 골을 줬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전이 끝나고 실수하지 말고 잘하자고 했는데, 또 실점하고 말았다. 미드필더, 수비수들끼리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

김민재는 A대표팀에서 나이 답지 않은 파워와 간결함 그리고 안정된 플레이로 ‘괴물 수비수’란 호칭을 얻었다. 소속팀 전북 현대에서도 김민재는 일당백 수비수다.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유독 불안함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제 정말 중요한 경기다. 베트남전을 이기면 결승전이다. 베트남 수비가 탄탄한 만큼, 우리 수비도 실점 없는 경기를 해야 공격수들이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다. 설상가상 조현우와 장윤호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깨어날 때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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