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후광 기자] “가장 힘들고 어려운 길을 우리가 택해서 왔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4강전에서 베트남은 3-1로 꺾고 대망의 결승에 진출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가장 힘들고 어려운 길을 우리가 택해서 왔다. 쉬운 경기 하나도 없이 어려운 팀들만 만나 모두 승리하고 올라왔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4강까지 오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스스로 어렵게 택한 길이었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한국은 조별예선 2차전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말레이시아에게 1-2 충격패를 당했다. 예상치 못한 일격에 한국은 조 1위를 말레이시아에게 내주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2위로 조별예선을 통과한 대가는 혹독했다. 16강부터 이란, 우즈베키스탄 등 우승후보들을 차례로 만나는 ‘죽음의 대진’이 펼쳐진 것. 그러나 말레이시아전 패배는 대표팀이 더욱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한국은 조별예선보다 향상된 경기력을 앞세워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연달아 완파했다. 오히려 강팀들을 잇따라 물리치니 결승을 눈앞에 두고 비교적 수월한 상대인 베트남을 만났다. 한국은 그렇게 힘겹게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상황은 또다른 인기 종목인 야구도 마찬가지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B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실업리그 선수들이 주축인 대만에게 1-2 굴욕패를 당했다. 엔트리 24명을 모두 최정예 프로 선수로 꾸렸기에 패배는 더욱 뼈아팠다. 한국은 이후 최약체 홍콩을 만나 정규이닝을 모두 치르는 굴욕을 한 번 더 당하며 힘겹게 B조 2위로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야구 역시 조 2위로 예선을 통과하며 결승까지 가는 길이 험난해졌다. 일단 습도가 높은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자카르타서 슈퍼라운드 2경기를 모두 낮에 치러야 한다. 여기에 1차전부터 약체 중국이 아닌 대만보다 강하다고 평가받는 일본을 만난다.
1패를 안고 슈퍼라운드를 치르는 한국에게 1패는 곧 결승 진출 좌절을 의미한다. 2승을 거둬도 TQB(팀성적지표)에 따라 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경우의 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매 경기 총력전이 필요한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김학범 감독의 말처럼 야구도 가장 힘들고 어려운 길을 스스로가 택해서 왔다. 이제 남은 건 축구처럼 힘겨운 상황을 극복하며 결승에 진출해야 한다. 대만, 홍콩전 졸전에 경각심을 갖고 사회인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게 프로의 품격을 과시해야 한다.
축구는 극복한 '스스로 택한 어려운 길'을 야구 역시 극복하며 결승행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선동열 감독은 "우리에겐 남은 경기들이 모두 결승전과 같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이뤄내겠다"라고 말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첫 번째), 한국 축구대표팀(두 번째). 사진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보고르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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