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조쉬 린드블럼이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갈 때만 해도 승부는 두산의 승리로 막을 내리는 듯했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변수로 양 팀의 명암도 엇갈리게 됐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첫 경기가 열린 잠실의 풍경이었다.
KIA 타이거즈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10-5 역전승을 따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7위 롯데 자이언츠에 1경기차 뒤진 8위에 머물던 KIA는 2연패에서 탈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실 KIA는 두산의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7회초까지 3안타 1득점에 그친 것. 6회초 나온 김민식의 솔로홈런이 린드블럼을 상대로 만든 유일한 득점이었다. 7이닝 동안 5차례나 삼자범퇴로 물러나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KIA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도 역투를 펼치긴 했다. 2회말부터 3이닝 연속 실점을 범했지만, 5~6회말에는 출루를 내주지 않으며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하지만 린드블럼의 군더더기 없는 투구에 맞서기엔 역부족이었고, 그렇게 KIA는 휴식기 이후 첫 경기를 내주며 험난한 여정을 예고하는 듯했다.
예기치 않은 변수는 두산이 3-1로 앞선 8회초 발생했다. 두산은 7이닝 동안 총 투구수가 83개(스트라이크 55개, 볼 28개)에 불과했던 린드블럼을 박치국으로 교체했다. 6회초 1사 상황서 최원준의 타구에 맞은 오른쪽 발목에 여파가 남았던 탓이다.
“정확한 부위는 바깥쪽 발등부분이다. 7이닝을 소화한 후 맞은 부위가 불편하다고 해서 투구수가 적은 상황임에도 교체됐다”라는 게 린드블럼 교체에 대한 두산 측의 설명이었다.
두산이 린드블럼에 이어 투입한 구원투수는 박치국. 2년차임에도 올 시즌 59경기에 등판, 1승 5패 3세이브 15홀드 평균 자책점 3.61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를 보인 유망주였다. 최근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 병역혜택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KIA는 변수로 인해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사사구에 상대 실책을 묶어 격차를 1점으로 좁히며 두산을 압박한 것. 두산은 황급히 함덕주를 투입했지만, 물오른 KIA 타선을 틀어막기엔 역부족이었다.
2-3으로 추격한 8회초 1사 1, 2루서 대타 안치홍이 1타점 적시타를 때려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KIA는 이어진 1사 만루서 최형우가 2타점 적시타까지 터뜨려 주도권을 되찾았다. KIA는 함덕주 대신 김강률이 투입된 후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밀어내기볼넷, 적시타, 희생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차곡차곡 득점을 쌓았다. KIA는 1-3으로 맞이한 8회초에만 무려 9득점했다.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8회초 단숨에 7점차 리드를 잡은 KIA는 10-3으로 앞선 9회말 2사 3루서 최주환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의 실점은 범하지 않으며 경기를 끝냈다. 린드블럼의 갑작스러운 교체로 인해 양 팀의 명암이 엇갈린 셈이었다.
[최형우(상), 조쉬 린드블럼(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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