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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암수살인'의 진정한 주인공은 저도, 주지훈도 아닌 피해자죠." (김윤석)
배우 김윤석(50)이 영화 '1987' '남한산성'에 이어 의미 깊은 실화극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오는 10월 3일 웰메이드 범죄실화물 '암수살인'을 선보이며 또 한 번 극장가에 뜨거운 울림을 선사할 전망이다.
'암수살인'은 지난 2012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소개된 에피소드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김태균 감독이 실제 주인공인 김정수 형사를 직접 만나 약 6년간 취재 끝에 재구성했다.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 강태오(주지훈)와 그의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 김형민(김윤석)의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이 영화는 한국영화에서 본격적으로 처음 다뤄지는 소재를 완성도 있게 풀어내며, 범죄 드라마 장르의 진일보를 보여준다. '암수살인'이란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살인사건을 일컫는 단어.
화려한 액션을 버무려 범인을 찾고 추적하는 기존 범죄 수사물의 일반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살인범의 자백을 토대로 담백하게 사건을 전개한다. 무엇보다 범인 추적이 아닌 피해자 찾기에 초점을 맞추며 단순한 쾌감 그 이상의 묵직한 한 방을 날린다. 영화적인 재미는 물론, 인간적인 울림을 안기는 것.
그간 다수의 작품에서 여러 차례 형사 캐릭터를 연기한 김윤석이 왜, 또 형사의 옷을 입었는지 알게 한다. 범인에 대한 분노나 복수심보다 억울하게 살인범의 손에 죽어간 피해자들에 대한 연민과 공감이 수사의 동력인 이전에 없던 형사 김형민을 소화했다.
"탄탄한 시나리오에 끌렸고, 김형민 캐릭터의 끈기가 마음에 들었어요. 감정을 표출하는 역할은 아니지만 그 안엔 뜨거운 불이 있죠. 불이 없다면 강태오를 계속 찾아가지도 않았을 거예요. 이를 숨기고 냉철하게 조절하면서 수사를 이어가는데, 이렇게 감정을 극대화하지 않는 접근 방식이 저는 오히려 좋았어요. 설계도가 잘 구축이 돼 있으니까 어렵지 않게 연기할 수 있었죠. 사실 배우들도 이유 없이 책상을 치는 연기를 하는 게 괴로워요. '이성적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데 이걸 왜 치지?' 하는 의문이 드니까요."
또한 김윤석은 "형사 역할을 몇 번 맡았었지만 주로 공무원에 가까운 인물들이었다. 직업적인 면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 시대 가장의 모습이 중심이었다. 혼자 외롭게 수사하지, 제대로 '수사팀 나와라'라는 멋있는 건 해본 적 없다. '암수살인' 속 김형민처럼 본격적으로 범죄 집단을 일망타진하는 형사는 처음"이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정수 형사와는 실제로 두 번 정도 대면했다고. 김윤석은 "김정수 형사님이 현장에 두 번 방문해주셨었다. 오셔도 특별한 말씀은 없으시다. 과묵한 스타일이시더라"라며 "형사님과는 많은 얘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분이라는 건 잘 알고 있다. 극 중 김형민이 미제 사건에 매달리다가 강등을 당해 순경까지 내려간 건 실제 에피소드다. 또 김형민처럼 수사할 때 늘 재킷을 갖춰 입고 다니신다. 마치 회사원처럼 말이다. 사회적인 예를 항상 갖추고 다닌다는 점에서 참 멋있게 느껴졌다"라고 전했다.
"저는 모든 작품은 다 사회적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걸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작품에 녹여내느냐가 중요한 것이죠. 이게 잘 어우러지면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웰메이드 상업영화로 탄생되는 것인데, 이는 언제나 바라는 목표이기도 해요. 다행히 '암수살인' 시사회 반응이 좋더라고요. 앞으로 대작들이 많이 개봉하는데 '암수살인'이 묻힐 영화는 아니라는 자부심이 들어요. 부디 관객분들에게 여운이 오래 가는 '커피향'이 느껴지는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김윤석은 "'암수살인'의 진정한 주인공은 형사 김형민도, 범인 강태오도 아닌 피해자다"라며 "암수사건 희생자들에 대해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느냐고 환기시키기에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메시지를 강조했다.
[사진 = 쇼박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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