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안 그래도 강한 두산 야수진이 더욱 강해졌다. 군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정수빈(28)이 예상보다 빠르게 두산 외야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
두산의 시즌 초반 외야진 플랜은 김재환-박건우-외국인타자에 조수행, 국해성, 정진호, 김인태 등이 뒤를 받치는 구조였다. 그러나 파레디스, 반슬라이크 등 외인들이 모두 극심한 부진을 겪으며 외야 한 자리는 시즌 내내 오디션장으로 활용됐다. 물론 조수행, 정진호, 김인태 등이 백업 이상의 기량을 뽐내며 시즌이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김태형 감독에게 외야진은 늘 고민거리였다.
그런 두산 외야에 흡사 외국인타자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가 등장했다. 군에서 돌아온 정수빈이다. 정수빈은 지난 7일 1년 9개월여 간의 경찰야구단 생활을 마치고 8일 인천 SK전에 앞서 두산에 복귀했다.
시작은 미약했다. 8일 경기서 대수비로 출전해 희생플라이를 날렸지만 9일 첫 선발로 나와 메릴 켈리(SK)의 변화구에 고전하며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다. 그러나 1군 적응은 단 2경기면 충분했다. 11일 롯데전에서 첫 안타를 신고한 정수빈은 12일 연타석 홈런과 함께 3타수 3안타 5타점 맹타로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이후 잠실 KT 2연전에서도 장타 2개를 포함 6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감을 이었다. 복귀 후 성적은 6경기 타율 .389 2홈런 9타점에 달한다.
이른바 ‘정수빈 효과’는 공수에서 모두 빛을 발휘한다. 먼저 정수빈이 9번에 들어가며 안 그래도 강한 타선에 더욱 쉴 틈이 없어졌다. 정수빈-허경민-박건우의 9-1-2 타순에 마치 테이블세터가 두 쌍이 있는 효과가 나타난다. 정수빈이 복귀한 이후 두산의 9번타자 타율은 단연 리그 선두. 여기에 외야진이 김재환(좌익수)-정수빈(중견수)-박건우(우익수)로 재편되며 김 감독의 고민거리 역시 사라졌다.
정수빈의 활약은 정규시즌에 그치지 않고 가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직행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정수빈은 통산 3차례의 한국시리즈에 나서 12경기 타율 .351 2홈런 6타점의 ‘가을 본능’을 뽐냈다. 2015년에는 한국시리즈 MVP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정수빈은 복귀 직후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군대에 있는 시간 동안 야구에 대한 흥미가 다시 생겼다”고 말했다. 야구를 즐기는 법을 다시 터득한 정수빈의 질주는 당분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정수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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