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母 "딸 진실아, 내가 끝까지 환희·준희 잘 키우고 갈게" [MD인터뷰]

[마이데일리 = 양평(경기) 이승길 기자] "딸 진실아, 내가 끝까지 아이들 잘 키우고 갈게."

딸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10년. 배우 故 최진실의 어머니 정옥숙 씨가 딸을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을 털어놨다.

故 최진실의 10주기 추도식이 2일 오전 11시 경기 양평군 서종면 갑산공원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고인의 어머니인 정옥숙 씨와 아들 환희 군, 딸 준희 양, 그리고 고인과 절친한 관계였던 개그우먼 이영자, 정선희 등 동료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추도식이 끝난 뒤 정옥숙 씨는 "감사하다. 이렇게 10년간 잊지않고 진실이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정옥숙 씨는 딸 최진실을 향한 마음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딸을 하루도 잊을 수 없다.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않냐? 그래서 아예 거실에 딸의 사진을 크게 붙여놓고 지금도 매일 이야기를 나눈다"는 정옥숙 씨는 "다른 사람들은 세월이 빠르게 간다고 하는데 나는 10년이라는 세월이 왜 이리 느리게 가는지 모르겠다. 더 시간이 빨리 가야 나도 진실이 있는 곳으로 갈 텐데…. 그렇게 10년을 살았다"고 고백했다.

정옥숙 씨는 지난 10년을 손자와 손녀에게 쏟아부었다. 그는 "엄마, 아빠가 없는 아이들을 할머니가 키운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자식을 다 떠나보내고 어떤 엄마가 괜찮겠냐? 나도 정말 미친듯이 살아왔다. 그저 이제 이 아이들이 큰 걸 보니 10년이 갔네라고 생각할 뿐이다"며 "아이들과 사는 게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때로는 진실이 원망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리 10년이 지나니 아이들이 잘 큰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환희는 어릴 때부터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말을 해왔다. 나는 당연히 딸과 아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겪어봤기에 말렸다. 그래도 계속 연기를 하겠다고 하더라. 아직도 꿈을 접지 않았다. 이젠 완전히 연예인으로 간다는 생각을 굳혔다. 내가 인생을 살아보니 결국은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게 제일 좋더라. 그래서 네가 타고 난 것이 그러면 하라고 허락을 했다. 지금은 한예종에 가겠다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손자 최환희의 근황을 소개했다.

끝으로 정옥숙 씨는 딸 최진실을 향해 편지를 보냈다. "진실아, 네가 어린 애를 나에게 맡기고 훌쩍 떠나고 나서 나는 정말 어떻게 이 10년을 살았는지 모르겠다. 말로 표현을 못하겠다. 아이들이 컸고 나도 늙었으니 이제 머지않아 나도 너에게로 가겠지. 10년이라는 세월이 쉽게 가는 것이 아니었고 나에게는 얼마나 느렸는지 모른다. 그래도 네가 하늘에서 지켜보고 아이들 잘 크게 해줘서 고맙다. 내가 보람이 있네. 하늘에서 동생이랑 잘 지내로 있길 바란다. 내가 끝까지 너의 아이들 잘 키우고 갈게."

최진실은 지난 2008년 10월 2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40세. 1988년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고인은 1992년 MBC 드라마 '질투'를 통해 청춘스타로 자리를 굳혔고, 이후 20여 년 간 수백 편의 광고와 드라마, 영화 등에 출연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은 국민배우였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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