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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최근 SBS'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이 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자신을 둘러싼 대중의 비판에 불쾌한 심경을 밝히며 일부 언론에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산 넘어 산이다. 이번에는 학력 비하 논란이다.
황교익은 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남기며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을 강조했다. 그는 "내 말과 글은 해당 전문 인력에 의해 수없이 검증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내 말과 글에 오류가 있으면 즉시 견제가 들어오게 되는데, 전문 작가들이면 나와 사정이 똑같다. 이 공개 지식시장에서 전문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말과 글에 오류가 없게끔 공부하고 관찰하고 사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음식문화와 관련된 자신의 발언이 문제됨에 억울함을 표출하며 "익명의 악플러가 나와 관련한 가짜 정보를 만들어 퍼뜨렸다. 내 말과 글이 오류투성이라는 것이다"라고 공분했다.
그러더니 황교익은 "내용을 보니 중졸 정도 지적 수준에 있는 자가 인터넷 여기저기 떠도는 정보를 짜깁기한 것으로 보였다. 나는 이를 내버려두었다. 토론할 가치도 없는 내용인데다 이름도 얼굴도 직업도 모르는 자와 전문 지식을 두고 토론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었다"라고 덧붙인 뒤 언론을 향해 맹렬히 비난했다.
문제가 된 지점은 '중졸'이라는 표현이다.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중학교 졸업자를 일반화시키는 것과 동시에 학력으로 사람을 구분 짓는 듯한 황교익의 화법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다수 네티즌들은 "학벌이 좋아야 비판할 자격이 생기는 거냐", "끝까지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더욱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연일 잡음이다. 황교익은 지난 2일 '골목식당'을 언급하며 "방송에서 이랬다고요?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요? 저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라고 비판했다. 그가 말한 장면은 지난달 12일에 방영됐던 부분. 백종원은 대전 청년구단의 막걸리 가게 사장에게 블라인드 퀴즈를 제안한 바 있다.
방송 시청 대신 칼럼 하나로 방송을 평가하고, 백종원의 테스트 취지를 이해하지 않는 황교익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분노했다. 이에 황교익은 일일이 맞대응하며 자신의 의견을 강력하게 피력했지만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시청자들은 황교익이 출연 중인 케이블채널 tvN '수요미식회' 하차를 요구했다. 실제 '수요미식회' 시청자 게시판에는 황교익 하차 요구 글이 빗발쳤지만 현재는 모두 삭제된 상태다.
황교익을 향한 대중의 불쾌함은 단순히 '골목식당' 비판으로부터 비롯된 게 아니다. 황교익은 앞서도 거침없는 화법과 한식을 비하하고 '일본'의 음식 문화를 찬양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반감을 샀던 바 있다.
특히 지난 2015년 '수요미식회' 방영 당시 황교익은 불고기가 일본 '야키니쿠'를 번역한 것이라고 설명하는가 하면, 멸치 육수 조리법의 기원이 일본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장어' 편에서는 일본인 때문에 한국인이 장어를 먹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네티즌들은 각종 사료들을 바탕으로 황교익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제기했지만 당시 황교익은 그들의 반박을 재반박하며 "국뽕은 무지를 먹고 자라는 종교"라고 말해 논란이 심화됐다. 이외에도 떡볶이, 전라도 음식, '혼밥' 등을 비난했던 그다.
이번 논란 역시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말이란 아 다르고, 어 다르다'의 기원은 조금도 이해하지 않는 모양새다. 황교익의 말이 추가될수록 대중의 실망감은 쌓여만 가고 있는 가운데, 황교익이 대응을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아래는 황교익 글 전문이다.
나는 음식 전문 작가이다. 내 글과 말은 실명으로 공개된 상태에서 대중에게 전달된다. 방송과 신문, 잡지, 포털 등이 내 공개 무대이다. 내 말과 글은 따라서 내 전문 영역의 다른 작가와 연구자 등에게도 직접 전달이 된다.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내 말과 글은 해당 전문 인력에 의해 수없이 검증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내 말과 글에 오류가 있으면 즉시 견제가 들어오게 되는데, 전문 작가들이면 나와 사정이 똑같다. 이 공개 지식시장에서 전문 작가로 살아남으려면 자신의 말과 글에 오류가 없게끔 공부하고 관찰하고 사색해야 한다.
불고기의 어원, 멸치육수의 이식, 한정식의 탄생 등등 한국음식문화와 관련한 말과 글을 나는 수도 없이 뱉었고 또 썼다. 내 말과 글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의견을 나눈 전문 작가와 연구자 들도 수없이 많다. 그들은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내가 한 말과 글에 대해 오류를 지적한 적이 없다. 이 판이 호락호락하지 않아 허튼소리하면 금방 씹히고 뒤로 밀려난다. 그렇게 20년이 넘게 이 일을 하고 있다.
근래에 익명의 악플러가 나와 관련한 가짜 정보를 만들어 퍼뜨렸다. 내 말과 글이 오류투성이라는 것이다. 내용을 보니 중졸 정도 지적 수준에 있는 자가 인터넷 여기저기 떠도는 정보를 짜깁기한 것으로 보였다. 나는 이를 내버려두었다. 토론할 가치도 없는 내용인데다 이름도 얼굴도 직업도 모르는 자와 전문 지식을 두고 토론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제부터 일부 언론이 이 익명의 악플러가 올린 가짜 정보를 마치 신뢰할 만한 것인 양 다루고 있다. 가짜 정보를 공식화하여 내 신뢰에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크게 놀라고 실망하고 있다. 실명의 전문 작가가 공개된 지식시장에서 한 말과 글에 대해 익명의 악플러가 던진 가짜 정보를 근거로 하여 의심과 불신의 기사를 쓴다는 것이 어찌 가능하다는 말인가. 공개된 지식시장에 똥물을 끼얹는 짓이다.
언론 종사자에게 당부한다. 익명의 악플러가 쓴 글은 기사로 다루지 마라. 그러는 순간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라 할 수 없다. 악플러일 뿐이다. 언론에서 익명으로 기사를 다루는 것은 취재원의 신분이 노출되면 취재원이 여러 불이익이 당할 수 있을 때뿐이다. 이도 기자가 익명 취재원의 신상을 확인한 상태였을 때에나 하는 것이다.
인터넷에 의도적으로 가짜 정보를 뿌리고 이를 다시 언론에 올리는 식으로 여론을 호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가짜뉴스’가 그런 것이다. 언론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기자는 악플러가 아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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