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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돌이켜보면 탁월한 결단과 선택이었다.
넥센이 외국인타자 제리 샌즈 영입을 공식화한 날이 8월 7일이었다. 마이클 초이스를 웨이버 공시한 날에 샌즈 영입까지 발표했다. 포스트시즌서 뛸 수 있는 외국인선수 등록 마감일은 8월 15일. 극적인 영입이었다.
초이스는 7월 중순 이후 급격히 출전빈도가 떨어졌다. 주위의 어드바이스를 외면했다. 부진에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장 감독의 신뢰를 완벽히 잃은 상황. 당시 넥센 타선은 김규민, 김혜성, 송성문, 장영석 등 플랜B들의 활약으로 초이스 부진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프런트가 기민하게 움직였다. 구단 안팎의 각종 악재에도 반드시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야 한다고 봤다. 한 방 능력을 갖춘, 중량감 있는 외국인타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당시의 선택이 엄청난 결과로 돌아왔다.
자칫 머뭇거리다 샌즈를 영입해도 포스트시즌에 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샌즈의 KBO 적응기간으로 삼을 수 있었다. 샌즈는 퓨처스리그 일정을 부담 없이, 꾸준히 소화했다.
휴식기 이후 24경기서 12홈런을 몰아쳤다. 타점은 무려 37개. 특히 시즌 막판 10경기서 9홈런 26타점. 김규민과 고종욱을 제치고 주전 우익수로 자리매김했다. 급기야 시즌 막판 3번 타순을 꿰찼다. 샌즈~박병호~김하성으로 이어지는, 중량감 넘치는 클린업트리오를 구축했다.
그리고 KIA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 1차전서 지난 여름의 선택이 탁월한 걸 또 한번 입증했다. 샌즈는 7회말 김윤동의 초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결정적인 투런포를 터트렸다. 유난히 1~2구에 강한 특성을 과시했다.
단순히 파워만 보면 초이스가 샌즈보다 낫다는 게 장정석 감독 판단. 그러나 샌즈는 적절한 파워와 선구안, 찬스를 놓치지 않는 클러치 능력, 안정감 있는 수비까지 공수밸런스 측면에서 초이스보다 낫다.
장정석 감독은 샌즈를 "복덩이"라고 표현했다. 몸값 10만달러의 대체 외국인타자가 대박을 터트렸다. KBO 역대 외국인선수 최고 수준의 가격 대비 성능이라고 봐야 한다. 시즌 후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샌즈는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서도 붙박이 3번 우익수로 뛸 게 유력하다. 타순을 조정할 이유가 없다. 준플레이오프는 와일드카드시리즈와는 달리 긴 호흡의 단기전이다. 샌즈가 한화의 집중견제를 극복할 것인지가 관전포인트다. 사실상 마지막 통과의례다.
[샌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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