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김강률이 빠진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불펜은 어떤 모습일까.
두산은 지난 25일 야쿠르트전 6-7 패배를 끝으로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 교육리그를 모두 마무리했다. 주니치, 한신, 라쿠텐 등 KBO리그보다 한 수 위인 일본 프로팀을 상대로 주축 전력들을 골고루 기용, 실전 감각을 익혔다. 4경기 결과는 1승 3패. 두산은 이날 귀국해 국내서 내달 4일부터 열리는 한국시리즈 막바지 준비에 돌입한다.
두산은 교육리그 도중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 필승계투조의 핵심 선수인 김강률이 23일 한신전 도중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한 것. 투구 후 3루 쪽으로 움직이다 발뒤꿈치를 삐끗했다. 부상과 함께 즉시 귀국한 그는 정밀 검진 결과 우측 아킬레스건 파열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병원에 입원, 이날 수술이 예정돼 있다. 한국시리즈 출전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두산으로선 상당한 전력 손실이다. 김강률은 올 시즌 셋업맨으로 활약하며 65경기 5승 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62를 남겼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김강률의 역할을 “가장 중요할 때 나서는 투수”라고 설명했다. 셋업맨 이외에도 롱릴리프, 추격조 등 다양한 임무를 맡기며 믿음을 보였다. 시즌 막판 부진의 조짐이 보이자 9월 15일 NC에서 3⅔이닝 동안 60개를 던지게 하며 밸런스를 회복시키기도 했다. 김강률에 대한 기대치는 그만큼 높았다.
그런 김강률이 불의의 부상으로 인해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한다. 2년만의 통합우승을 노리는 두산 입장에선 불펜 운용에 큰 차질이 생겼다. 일단 김강률이 빠졌다고 필승조 전체가 흔들리는 건 아니다. 세이브 3위(27세이브)의 함덕주가 뒤를 지키고 있고, 그 앞을 박치국, 김승회 등이 받친다. 박치국은 9월 20일 LG전을 끝으로 휴식에 돌입한 상태이며, 김승회는 올 시즌 37살의 나이에도 55경기 평균자책점 3.46의 안정감을 보였다.
그러나 김강률 이탈로 전반적인 불펜의 안정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불펜 싸움이 중요한 단기전에서 불을 꺼주는 우완 파이어볼러의 공백이 작아 보이진 않는다. 두산 선발이 ‘판타스틱4’라는 별명을 얻은 2016년처럼 모두 제 역할을 해줄지도 미지수다.
두산에서 가장 먼저 꺼내들 수 있는 대체 카드는 이영하다. 이영하는 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데뷔 첫 10승 고지에 올라섰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직구가 강점으로 김강률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당초 선발진이 외인 듀오와 이용찬, 유희관, 이영하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이영하가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어차피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는 선발투수가 5명까지 필요하지 않다.
그 밖에 이현승, 장원준 등 베테랑 좌완 불펜 자원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한때 두산의 마무리투수였던 이현승은 올해 2군에 4차례 다녀오는 등 39경기 평균자책점 4.99에 그쳤고, 장원준은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이들이 단기전에서 풍부한 경험과 좌완 메리트를 살려준다면 김강률의 공백을 훨씬 더 수월하게 메울 수 있다. 두산이 김강률의 공백을 딛고 2년만의 통합우승에 다가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강률.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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