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1패 이상의 데미지다. 넥센이 실질적으로 가장 확실한 카드 3장을 잇따라 내밀었으나 돌아온 건 패배다.
넥센은 27일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제이크 브리검을 내세웠다. 그러나 브리검은 4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2피홈런) 4탈삼진 3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세 번째 투수 안우진도 1이닝 동안 24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실점했다.
일단 브리검은 앞선 포스트시즌 두 차례 등판에 비해 투구내용이 확연히 좋지 않았다. 주무기 투심패스트볼의 움직임이 전혀 날카롭지 않았다. 본래 150km 이상의 패스트볼을 뿌리는 유형의 투수가 아니다. SK 타자들은 140km대 중, 후반의 무딘 투심을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2주만의 실전이었으나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브리검은 투심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지 못하자 슬라이더 등 변화구로도 SK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인하지 못했다. 심지어 제구 난조를 선보이며 몸에 맞는 볼과 사구를 내줬다. 최정이 4회 볼넷으로 출루할 때 위협구로 판단, 브리검을 향해 방망이를 던지기도 했다.
브리검은 16일 KIA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 1차전에 이어 22일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이날 등판은 나흘 휴식 후 닷새만의 등판. 물론 선발투수에게 낯설지 않은 등판 간격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정규시즌에 비해 포스트시즌 투구의 에너지 소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닷새만의 등판 자체가 좋지 않은 투구의 원인 중 하나로 볼 수도 있다. 장정석 감독은 일찌감치 브리검과 에릭 해커에게 포스트시즌 전체 등판 스케쥴을 전달하고 준비시켰다. 그러나 해커는 19일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이미 엿새를 쉰 상황이었다. 결과론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 결국 장 감독의 브리검 1차전 등판은 실패로 돌아갔다.
세 번째 투수 안우진도 포스트시즌 들어 처음으로 홈런을 맞으며 실점했다. 20일 한화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23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잇따라 구원 등판, 합계 9이닝 7피안타 10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두 차례 모두 구원승을 따내며 단숨에 넥센 불펜의 히든카드가 됐다.
안우진은 5회말 2사 2,3루서 김성현에게 147km 패스트볼을 던지다 좌월 스리런포를 맞았다. 그러나 2,3루 주자의 득점은 김성현이 아닌 두 번째 투수 윤영삼의 자책점. 안우진이 무사 1,2루서 등판했기 때문이다.
만약 장 감독이 5회 시작과 함께 안우진을 곧바로 등판시켰다면 결과가 어땠을지 궁금하다. 물론 크게 뒤진 상황서 먼저 윤영삼이 몸을 풀었을 가능성이 크다. 어쨌든 안우진이 홈런을 맞고 무너진 건 SK 타자들에겐 안우진에 대한 부담을 덜어내는 계기가 됐다. 넥센으로선 무기 하나가 손실된 셈이다.
넥센은 9회말 마무리 김상수가 박정권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맞고 무너졌다. 결과적으로 넥센의 필승카드들이 모조리 무너진 경기였다. 1패 이상의 데미지다.
[브리검.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