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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베일을 벗은 '죽어도 좋아', 상사와 부하 직원이 티격태격하다 사랑에 빠지는 흔한 오피스물과는 달랐다.
7일 첫 방송된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죽어도 좋아'(극본 임서라 연출 이은진 최윤석) 첫 회는 위협적인 표정으로 백진상(강지환)에게 다가가는 이루다(백진희)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여지없이 "머리가 없냐? 생각이 없냐? 나 때는 상사가 시키면 다 했다. 서울 4년제 대학 나온 거 맞나?"는 막말을 날리는 백진상을 향해, 이루다는 "사형! 죽어버려"를 외쳤다. 하지만 이는 이루다의 꿈이었고, 그는 내심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백진상은 부하 직원들이 "죽어버려"를 외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원리원칙주의자이며 자기애로 가득 찬 백진상. 그는 아침부터 임신한 워킹맘 직원 최민주(류현경)에게 "참 애국자야. 애사심도 그 반의 반만 따라가도 좋을텐데"고 비꼬는 모습을 보였다. 업무 중 실수를 저지른 팀원들을 향해서는 "팀원들이 모두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나는 잘못하지 않았다"고 책임 회피를 하는 뻔뻔한 태도도 보였다.
이런 백진상이기에 이루다를 비롯한 직원들은 한 번쯤 그가 죽는 상상을 했다. 사건은 회식 자리에서 발생했다. 만취한 백진상이 이루다 앞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었다. 순간 충격을 받은 이루다는 "팀장님 죽으라고 한 것 죄송해요"라며 오열했다.
다음 순간, 이루다는 눈을 떴고 그곳은 자신의 집 침대였다. 이후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엘리베이터 고장부터 백진상의 막말까지 어제와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똑같은 하루가 반복될 경우 결국 백진상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루다. 그는 백진상을 구하려 했지만, 또 다른 차량에 의해 교통사고는 반복됐다. 끝없이 반복되는 하루, 이루다는 처절하게 백진상을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질식사, 추락사, 심지어 이유를 알 수 없는 돌연사까지 백진상은 끝도 없이 죽어나갔다.
수없는 반복 끝에 이루다는 놓치고 있었던 자신의 실수를 알게 됐다. 그리고 이루다가 모든 실수를 바로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또 다른 실수가 등장했다. 달라진 것은 이번 실수의 주인공이 결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백진상이라는 점이었다.
어차피 반복될 하루 이루다는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백진상에게 큰 소리를 쳤다. 하지만 비극적으로 '내일'은 찾아왔고, 이루다는 위기에 빠졌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죽어도 좋아'는 안하무인 백진상(강지환) 팀장과 그를 개과천선 시키려는 이루다(백진희) 대리의 대환장 오피스 격전기를 그려나갈 작품이다.
수많은 오피스물 속에서 '죽어도 좋아'가 가지는 결정적인 매력 포인트는 이루다가 겪어나가는 타임루프 설정이었다. '타임루프로 세상을 구한다'와 같은 거창한 설정은 아니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회사라는 공간으로 들어온 타임루프 설정은 시청자에게 진한 공감과 웃음을 이끌어냈다.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은 '죽어도 좋아'가 풀어낼 앞으로의 이야기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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