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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주성이 공백이 크다."
DB 이상범 감독은 6일 LG전을 앞두고 디온테 버튼과 김주성 중 누가 더 그리운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 감독은 "둘 다 그립지. 그래도 주성이 공백이 크다"라고 말했다. (저스틴 틸먼이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하기 직전이었다)
올 시즌 DB가 지난 시즌보다 고전하는 결정적 원인이 득점력, 특히 승부처 클러치 능력 약화라고 봤다. 그러나 마커스 포스터가 25.8점, 저스틴 틸먼이 25.5점으로 리그 3~4위다. 이들은 경기 막판 몰아치는 능력이 출중하다. 버튼의 클러치 능력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이 감독이 김주성이 특히 그립다고 한 건 리바운드 때문이다. 올 시즌 DB는 경기당 42.5리바운드로 리그 3위다. 많은 수치다. 그러나 상대에 허용한 리바운드도 42.1리바운드다. 리그 최다 2위다. 한 마디로 리바운드 마진이 좋지 않다.
특히 이 감독은 승부처서 결정적인 공격리바운드를 내주는 경우가 잦다고 본다. 수비 대형이 무너진 상황서 공격리바운드를 내주면 실점하기 쉽다. 공격수가 슛을 던지면 수비수들의 몸이 골밑으로 쏠린다. 이때 공격리바운드를 내주면 킥아웃 패스 한 방에 3점슛 찬스를 내준다. 이 감독은 "그렇게 던지는 3점슛이 확률이 높다. 집중하면서 기다리고, 발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그렇게 많이 당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DB의 장점이었다. 기본적으로 더블더블을 해내는 로드 벤슨의 존재감이 컸다. 벤슨이 공격리바운드를 잡고 외곽으로 빼주면 두경민과 국내 롤 플레이어들이 3점포로 마무리,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정반대. 이 감독은 "그걸 막판에 몇 번 내주면 분위기가 넘어간다. 수비를 잘 해놓고 그러면 사기가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벤슨과 김주성이 은퇴했다. 서민수는 군입대했다. 윤호영이 있다. 그러나 무릎이 좋지 않다. 출전시간 조절이 필요하다. 이 감독은 "벤슨은 말할 것도 없다. 주성이가 4쿼터에 몇 개씩 잡아주는 리바운드가 컸다. 공격리바운드를 잡아줄 선수가 별로 없다"라고 말했다.
윤호영을 제외하면 국내 선수들의 신장은 경쟁력이 높지 않다. 어쩔 수 없이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많이 내주는 부분도 있다. LG전의 경우 미스매치를 극복하지 못해 지역방어를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공격리바운드를 더 자주 내주는 부작용까지 벌어졌다.
이런 상황서 결정적 악재가 터졌다. 틸먼이 LG전서 오른 엄지손가락 뼈가 골절됐다. 심각한 부상이다. 완전교체가 불가피하다. 포스터와 함께 공격 옵션의 한 축을 이루고, 리바운드 지분도 가장 높은 틸먼의 이탈은 DB에 매우 치명적이다. 새 장신 외국선수 없이 뛰는 기간을 감안하면, 득점력과 제공권서 더욱 힘든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DB로선 막막하다.
또 하나. DB가 지난 시즌에 비해 선수들이 몸을 날려 코트를 쓸어버리면서 리바운드나 루즈볼을 잡는 느낌이 줄어든 것도 분명히 있다. DB 관계자에게 이 부분을 얘기하자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지난 시즌과 달리 패배하는 경기가 쌓이면서 의욕이 꺾이고 몸이 굳는 건 어쩔 수 없다.
이 감독은 "요즘 KT 경기를 보니까 KT가 작년에 우리처럼 몸을 막 던지더라"고 말했다. 그 역시 지난 시즌과 같지 않다는 걸 안다. 요즘에는 지난 시즌과 달리 선수들이 살짝 풀어지는 기미가 보이면 채찍도 든다. 물론 선수 개개인에게 출전시간을 확실히 보장한다. 마음껏 실력을 발휘하게 하는 기조도 변함 없다. 리바운드 위치선정에 대한 훈련도 지난 시즌보다 많이 한다.
결국 이 문제는 DB 국내 선수들이 최대한 해결해야 한다. 김주성과 벤슨은 돌아오지 않는다. 틸먼의 부상 이탈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시즌. 이 감독은 "제공권은 올 시즌 끝날 때까지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이상범 감독과 김주성(위), 이상범 감독과 틸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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