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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오늘은 안양한라 골문이 아닌 대한민국을 지키려고 합니다.”
안양한라 골리 맷 달튼(32)이 26일 오전 육군수도군단 입소를 앞두고 건넨 소감이다.
안양한라 아이스하키단은 12월 1일과 2일 열리는 아이스벅스(일본)와의 안양 홈 경기 2연전을 '리스펙트 시리즈'로 지정했다. 시민을 위해 위험한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소방관, 경찰관, 미화원, 군인의 헌신에 고마움을 표하는 행사를 실시 하고자 이들을 홈 경기에 초대한다.
경기장 행사와는 별개로 안양한라 소속 귀화선수 3인방이 군-경찰-소방 공무원 초청자들의 실제 업무를 몸소 체험 한다. 골문을 지키는 맷 달튼은 나라를 수호하기 위해 육군 수도군단으로, 디펜스 에릭 리건은 안양 소방서로, 부주장 알렉스 플란트는 안양 만안경찰서로 파견 되어 각각 군인, 소방관, 경찰관으로서 체험을 하게 된다.
3인방 중 하키 장비를 내려두고 가장 먼저 체험에 나선 건 골리 맷 달튼이었다. 달튼은 지난 26일 오전 육군수도군단에 입소해 특공대원으로서 역할을 명 받았다. 달튼은 부대에 들어가기 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어릴 적부터 국가를 수호하는 군인에 대한 존경심을 늘 가지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안양한라 골문을 지키는 골리가 아닌,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주어진 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넘치는 의욕과는 달리 맷 달튼은 처음 접해보는 군대 환경에 다소 당황 했었다. 대대장 입소 신고 때는 다소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이며 주변 장병들을 폭소케 하기도 했다.
달튼은 평소 팀 동료들과 담소를 나누며 2-30분에 걸쳐서 골리 장비 착용을 한다. 하지만 이 날 만큼은 달랐다. 부대 각 훈련 사이에 행해지는 전투복 환복, 전투 장비 착용을 30초 이내로 신속하게 완료 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훈련을 거듭할수록 군기가 바짝 들어가면서 진짜 군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입소 신고 후 실시 된 산악 구보 훈련 중에는 선두에서 중대 전원을 이끌었다.
현장에 있던 훈련 지휘관은 “솔직히 말 그대로 체험만 하러 오는 줄 알았는데 달튼 이병이 모든 훈련에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달튼은 이날 체험 중 가장 긴장했던 훈련으로 각개전투를 꼽았다. 얼굴에 위장 크림을 칠하고 군장을 등에 짊어진 채 전우들과 침투 미션을 수행했다.
퇴소식을 마친 후 소감을 묻자 “하키보다 훨씬 더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 하지만, 힘들 때마다 부대원들이 나에게 큰 소리로 파이팅을 외쳐 주었다”고 부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서 “비록 단 하루였지만, 국가를 지킨 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고, 군인의 헌신과 명예가 이토록 훌륭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평소에는 간과 했던 군인들의 노고가 이번 주말 ‘리스펙트 시리즈’ 기간 동안 경기장을 찾아오는 안양한라 팬들에게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튼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우애를 느끼며 한국인, 그리고 한국에 대한 사랑이 더 커졌다”고 추가로 덧붙였다.
달튼의 한국 사랑은 지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도 언론에 보도 된 적이 있다. 통상적으로 아이스하키 골리 헬멧의 외부 도색 디자인은 사용하는 선수가 직접 선택 한다. 골리 만의 특권이다. 대게 구단 로고나 선수 본인이 좋아하는 문양을 선택 한다. 달튼은 자신의 헬멧 좌-우측에 이순신 장군과 귀면 문양을 넣었고, 후면에는 태극기를 새겨 넣어 화재가 됐다. 달튼은 “이순신 장군은 한국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위인 중 한 명이다. 열세에도 굴하지 않고 왜군을 전멸 시켰듯이 그의 정신을 본 받아 올림픽에 나서고자 한다”고 이순신 장군을 헬멧에 새겨 넣은 사연을 말했었다.
맷 달튼에 이어서, 또 다른 우수인재 귀화선수 에릭 리건(30)과 알렉스 플란트(29)는 12월 초에 각각 안양소방서 소방관과 안양만안경찰서 경찰관으로 변신한다.
한편, 맷 달튼의 군부대 체험 영상은 안양한라 아이스하키단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30일 공개 된다.
[사진 = 안양한라 아이스하키단 제공]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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