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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3000안타. KBO 리그에서는 불가능의 영역으로 꼽힌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단 32명만 발자취를 남긴 대기록이고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장훈이 3085안타로 유일한 3000안타 기록을 소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그 누구도 해내지 못한 3000안타를 향해 꿈을 좇던 사나이가 있었으니 바로 박용택(39·LG)이었다. 박용택은 이미 노장인데도 3000안타의 꿈을 종종 이야기하고는 했었다. 박용택이 올 시즌을 앞두고 "FA는 4년 계약을 해야 하지 않나"라고 이야기한 것도 3000안타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
하지만 결국 박용택은 3000안타의 꿈을 접었다. 다시 한번 FA 자격을 얻은 박용택은 일찍이 LG 구단과 계약기간 2년으로 합의를 봤다. 아직 구체적인 금액과 은퇴 후 진로 등에 대해 구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 발표는 나오지 않았지만 박용택은 '2년 후 은퇴'를 결심한 상태다.
박용택은 올해 양준혁을 넘어 KBO 리그 역대 통산 최다안타 신기록을 작성했다. 10년 연속 3할 타율과 7년 연속 150안타란 리그 최초의 기록도 창출한 박용택은 통산 2384안타를 기록하고 있어 남은 2년 동안 산술적으로 3000안타 고지를 밟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박용택 스스로도 "3000안타는 이제 내 목표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포기를 공식화했다.
비록 3000안타의 꿈은 잃었지만 박용택은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내가 생각한 멋있는 은퇴는 커리어하이를 찍고 떠나는 것"이라는 것. 유니폼을 벗는 그날까지 '타격 장인'의 고감도 배팅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생애 첫 우승 반지까지 낀다면 박용택은 미련 없이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이지만 박용택은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은퇴 시즌에도 정상급 타격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일단 당장 내년 시즌 활약이 열쇠가 될 것이다. 올해 3할 타율과 150안타는 유지했지만 병살타가 21개로 가장 많았고 삼진도 프로 첫 해인 2002년(109개)에 이어 16년 만에 가장 많은 107개를 기록했다. 그래도 홈런 15개와 커리어하이인 2루타 38개로 장타력에서는 건재함을 보였다. 이제 진짜 불혹에 접어드는 박용택이 남은 2년 동안 얼마나 불꽃을 태울 수 있을까.
[박용택.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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