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아산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의 최대강점은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기본에 입각한 공수 움직임을 정확하게 이행하는 것이다.
박혜진, 임영희, 김정은. 3광이 이끄는 팀 오펜스는 초정밀 그 자체다. 정확한 타이밍에 스크린을 서고, 정확한 타이밍에 빈 곳으로 움직이고, 그 타이밍에 패스가 들어간다. 슛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3광의 상황판단능력과 벤치의 전술이행능력이 완벽하다.
대표팀을 다녀온 3광의 컨디션이 시즌을 거듭할수록 올라온다. 임영희는 초반의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났고, 김정은은 잔부상이 있어도 버텨낸다. 임영희, 박혜진과의 연계플레이는 더욱 날카로워진 느낌. 현 시점에서 우리은행 3광의 초정밀 오펜스를 당해낼 팀이 없다.
김소니아의 충실한 리바운드 가담, 오픈찬스에서 편하게 외곽슛을 던지는 박다정, 기술이 떨어져도 적지 않은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크리스탈 토마스의 공헌이 양념처럼 스며든다. 이들은 3광이 공수의 중심을 완벽히 잡으면서, 부담 없이 팀 오펜스에 스며든다.
26일 KEB하나은행과의 홈 경기. 위성우 감독은 "경기는 그냥 하는 거죠 뭐"라고 웃는다. 철저한 준비와 함께,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제대로 할 것이란 믿음이 더해졌다. 일종의 여유. 실제 하나은행의 야투 난조를 틈타 손쉽게 주도권을 잡았다.
하나은행은 1쿼터 7분22초전 고아라의 중거리포로 9-4로 앞서갔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이후 1쿼터가 끝날 때까지 단 1점도 추가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의 팀 오펜스는 마치 컴퓨터 게임을 보는 듯 정밀했다.
최은실은 수비 기본스텝이 부족한 수비수를 상대로 여유 있게 돌파 후 뱅크슛을 터트렸고, 김정은은 스크린을 타고 컬을 그린 최은실에게 정확히 연결, 뱅크슛을 지원했다. 임영희는 스크린을 받고 3점슛 라인 밖으로 빠져 나와 김정은의 패스를 받아 우중간 3점포를 터트렸다. 하나은행의 느린 공수전환을 틈타 최은실의 속공 득점, 임영희가 똑 같은 패턴으로 박혜진의 패스를 우중간 3점포로 처리했다. 김정은은 토마스 수비자가 어설프게 트랩을 하자 여유 있게 엔드라인을 돌파한 뒤 레이업슛을 올려놨다.
위 감독은 스코어가 벌어지자 1쿼터 막판 김소니아와 박다정을 투입했다. 임영희의 패스를 받아 뱅크슛을 터트린 뒤 토마스의 골밑 득점도 도왔다. 박다정도 김정은의 패스를 받고 우중간 3점포를 터트렸다. 우리은행은 공을 잡고 2~3초 이상 머뭇거리지 않는다. 곧바로 슛, 돌파, 패스를 선택, 움직인다. 정석과도 같았던 움직임들. 이날 기본적인 슈팅 감각 자체도 매우 빼어났다. 이러면 WKBL에서 우리은행을 당해낼 팀은 없다.
반면 하나은행은 개인돌파로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오픈 찬스를 잡아도 슈팅 정확성이 크게 떨어졌다. 이지샷을 너무 자주 놓쳤다. 이후 수비대형을 곧바로 갖추지 못해 우리은행에 손쉬운 얼리오펜스를 허용했다. 또한, 패스의 선택, 움직임이 전혀 매끄럽지 않았다. 공격 밸런스가 맞지 않아 비효율적인 공격이 이어졌다. 당연히 터프샷을 자주 던졌고, 성공률도 떨어졌다. 샤이엔 파커를 전혀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1쿼터에 27-9. 경기는 끝났다. 78-51 완승. 최근 5연승 행진. 이후 30분은 가비지타임이었다. 위 감독은 2쿼터 종료 1.2초전 작전시간을 사용, 정밀한 패턴을 지시했으나 실패했다. 토마스가 3점슛을 실패했으나 그게 정해진 패턴일 리 없다. 어쨌든 그런 상황서 짜임새를 끌어올리려는 고민을 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에도 독주체제다. 2위 KB와 3.5경기 차. KB는 객관적 멤버구성이 우리은행보다 좋다. 그러나 3라운드서 오히려 전력이 퇴보한 모습. 세트오펜스에서 전혀 해법을 찾지 못하며 간신히 연패를 3에서 끊었다. 양 팀의 최근 페이스라면 29일 아산에서 열릴 4라운드 맞대결은 우리은행의 압승이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어지간해선 같은 상대에 두 번 연속 지지 않는다.(3라운드서 졌다)
[임영희. 사진 = 아산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