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내 안의 그놈', 진부한 체인지물 아냐…큰 도전이었다"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그룹 B1A4 리더이자 싱어송라이터로 대중에게 익숙한 진영(27)이 영화 '내 안의 그놈'으로 배우로서 입지를 확고히 굳힐 전망이다. 지난해 데뷔 때부터 몸담았던 소속사를 떠나 신생 기획사 링크에잇 엔터테인먼트로 이적, 본격적인 연기 활동에 박차를 가한 진영. 그런 그가 드디어 스크린 첫 주연 데뷔 신고식을 치르며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증명할 기회를 맞이했다.

베테랑 배우에게도 쉽지 않은 작품으로 첫 스타트를 끊으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내 안의 그놈'은 보디 체인지 설정의 판타지 코미디물. '아재'와 '고딩'이 우연한 사고로 영혼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웃음 대환장 파티를 전개한다.

이에 진영은 극 중 고등학생 동현 역할을 맡아 다채로운 열연의 향연을 펼쳤다. 때로는 고등학생으로서 아웃사이더 면모를, 때로는 '아재' 판수(박성웅)에 빙의해 강렬한 카리스마 매력을 발산했다. 특히 상대역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무리없이 소화, 만만치 않은 내공을 엿보게 했다. 1인 2역을 표현하는 동시에 미선 역의 라미란과 세대초월 멜로, 현정 역의 이수민 앞에선 애틋한 부성애를, 부하 만철 역의 이준혁과는 티격태격 브로맨스, 종기 역의 김광규와는 부자 관계를 자유자재로 그렸다. 여기에 몸집이 불어나는 특수 분장을 마다하지 않고, 액션 연기까지 선보였다.

스스로도 "큰 도전이었다"라고 전하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의미를 강조했다. 진영은 "강효진 감독님마저도 영혼 체인지 설정의 동현 캐릭터는 베태랑 배우들도 잘 안 하려고 하는 역할이라고 말씀하셨었다. 저 같은 경우는 오히려 잘 몰랐기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역할을 해낸다면 보다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결심을 내렸다. 원래 제가 어려운 일을 피하기보다는 '도전해보자' 하는 성격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감독님이 제게 제안을 주신 이유는 곱상한 외모 때문이라고 하더라. 센 역할을 하면 더 반전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보신 것이다"라며 "사실 체인지물이 예전부터 워낙 많이 다뤄진 소재이기에 유치하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봤을 때 진부하지 않고 반전이 신선해서 끌렸다"라고 전했다.

또한 진영은 작품의 재미를 끌어올리기 위해 파격적인 비주얼 변신을 자처, 열정을 과시하기도. 이에 대해 그는 "동현이 뚱뚱하다는 설정은 애초 확정된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제가 꼭 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었다. 러닝타임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내가 계속 똑같은 얼굴로만 나온다면, 관객분들이 지루해하실 수도 있겠다 싶었다. 색다른 모습으로 이를 좀 덜어드리고 싶어 특수 분장을 하겠다고 자처한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로 인해 촬영장에 일찌감치 도착해 2~3시간 동안 변신 과정을 거치는 피로감을 느껴야 했지만, 진영은 "겨울에 찍어서 추웠는데 분장 덕분에 조금이나마 추위를 달랬다"라고 웃어 보였다.

가장 어려웠던 장면으로는 부성애 연기를 꼽았다. 진영은 "중년의 남성 연기도 그렇지만 부성애는 더더욱 느껴볼 수 없는 감정이기에 어떻게 해야 하나 정말 고민이 많았다. 자칫 아버지가 아닌 동생처럼 보일 수도 있으니까 이 점에 대해 크게 신경을 썼다. 그래서 김광규 선배님의 부성애 연기를 포인트로 잡았다. 나도 자식에게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해하는 아버지의 감정을 표현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어려운 도전을 마쳤지만 아직은 아쉬움이 크다. 그는 "저는 디테일하게 보게 되니까, 당연히 아쉬운 점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저 장면에선 이렇게 할 걸, 하는 후회가 든다. 하지만 그런 후회들을 점점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털어놨다.

진영은 "개봉이 돼봐야 알겠지만 나 스스로 잘했다, 못했다를 떠나서 '내 안의 그놈'을 촬영하며 배운 점이 많다. 그동안 시도해보지 못했던 역할을 소화하기도 했고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춘 경험들이 앞으로 연기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오는 9일 개봉을 앞둔 심경에 대해 "첫 주연작이라서 걱정도 되고 부담감도 크다"라면서 "일반 시사회에 몰래 가서 '내 안의 그놈'을 한 번 더 관람했었는데 관객분들이 생각보다 많이 웃어주셔서 기뻤다"라고 밝혔다.

아이돌로 데뷔했지만, 어린 시절부터 배우를 꿈꿔왔다는 진영. 그는 "중3 때부터 연기가 하고 싶어 주말마다 본가인 지방에서 서울을 왔다 갔다 하며 학원을 다녔었다. 그때 드라마 '최강! 울엄마', 예능 '위기 탈출 넘버원', 영화 '내 사랑' 등 다수의 작품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다짐했던 게 '나중에 잘 되면 겸손해지자'였다. 단 한 줄의 대사라도 하고 싶은 보조 출연자의 고충을 알기 때문이다. '내 사랑'에 출연했을 땐 결국 통편집을 당하기도 했었다(웃음). 정말로 대사 한 줄 따기가 힘들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그는 "당시 마음으로는 어떤 역할이든 하고 싶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지만 더 나아가 역할 하나하나에 집중하자는 각오다. 무엇보다 연기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진영은 2019년 새해 소망을 밝혔다. 그는 "'행복하고 싶다'가 가장 크다. 이 말 안에는 건강, 인간관계 등 모든 게 다 들어가 있다. 이번 연도도 행복 합시다"라며 "차기작은 넷플릭스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다. 현재 열심히 촬영 중에 있다. 출연진이 정채연, 지수 등 대부분 나이대가 비슷한 또래들이라서 편하게 재밌게 찍고 있다. 완전 멜로물이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사진 = TCO(주)더콘텐츠온 / (주)메리크리스마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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