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책임감과 사명감 느끼며 작품에 임했다."
우리말을 모으는 의미있는 영화 '말모이'(감독 엄유나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조선어학회를 조명했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상업영화로서의 화려함보다는 진심어린 마음을 진하게 우려냈다.
엄유나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말모이'를 만들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우연한 계기로 말모으기 작전에 대한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게 됐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분들을 알게 돼서 관객 분들과 감동을 함께 하고자 이 이야기를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조선어학회 사건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말모이'는 1940년대 전반적인 일들을 재구성해 새롭게 창작했다.
주시경 선생의 '문명 강대국은 모두 자국의 문자를 사용한다'라는 큰 뜻이 말모이 운동의 출발점이다. 일본의 침략에 맞서, 말과 글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통일된 우리말을 모은 사전 편찬 작업의 대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지역별로 표현법이 다른 말들 가운데 하나의 표준어를 정하고 각 지역의 사투리를 수집하는 일까지 무려 13년이 걸린 사전 편찬 작업은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이다.
특히 일제의 탄압이 절정으로 치달았던 지난 1940년대의 모습이 영화 곳곳에 드러나는데, 사람들에게 일본 이름으로 창씨개명을 강제로 하게 만들고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일본어를 가리치는 등 우리말을 사실상 묵살하는 만행을 보여준다. 이는 과거 교과서에서만 알고 있었던 일들을 스크린에 담아내 피부로 와닿게 할 뿐만 아니라 잊고 있었던 우리 역사를 바르게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우리말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극 중 조갑윤 선생(김홍파)은 "사투리도 엄연한 조선의 말이고 자산인데"라며 사투리를 모으려는 깊은 뜻을 보여준다. 또 협회잡지 '한글'의 기자 박훈(김태훈)은 "조선 사람이 조선말 사전 만드는 게 무슨 큰 죄라도 되는 거라고"라고 말하며 깊고 묵직한 울림을 준다.
판수 역의 유해진은 '말모이'에 출연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꼈다. 원고를 강탈 당했을 때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말을 지키기 위해서 저런 노력을 했구나 찍으면서 더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또 조선어학회의 대표 정환 역의 윤계상은 "대사 전체가 진짜였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리고 관객 분들에게 전달됐을 때 엄청 중요한 말들인데 정확하게 전달됐으면 싶었다"라며 영화 속 뜨거운 울림을 전하는 대사들을 유념해서 봐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말모이'는 오는 9일 개봉 예정이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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