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스토리텔링 접목으로 전통 계승
2019년 새해 벽두 제12회 지리산산청곶감축제가 열렸다. 지난해보다 축제기간을 대폭 늘려 1월3일부터 6일까지 4일간의 일정으로 치러졌는데 나흘 내내 수많은 관광객들로 산청이 들썩들썩했다. 다른 시·군 단체장들이 방문할 정도로 큰 호응이 있어 이번 축제를 진두지휘한 축제 총감독으로써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지난 연말 12월 14일 ‘지리산 산청곶감축제 위원회’ 최호림 위원장으로부터 총감독 위촉장을 받자마자 산청군으로 달려가 축제가 끝난 1월6일까지 밤낮을 잊고 뛰었다.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데다가 “김종원 총감독은 자타가 공인하는 지역축제 흥행수표”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 붙기에 어깨가 더 무거웠다. 김종원 이력에 <제12회 지리산 산청곶감축제의 총감독>이라는 타이틀이 더해진다는 게 마냥 기쁜 일은 아니었다. 김종원의 축제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는 마당에 맡겨진 중책은 무게를 잴 수 없을 만큼 큰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제12회 지리산산청곶감축제에 더 혼신의 힘을 기울였는지도 모른다.
제12회 지리산 산청곶감축제 총감독 위촉장을 받고 “이번 산청곶감축제를 주민과 관광객들이 모두 상생 할 있도록 만들어보겠다. 보고, 즐기고, 맛보면서 오감을 만족할 수 있도록 신명난 축제로 만들겠다”는 약속 했다. 그리고 이를 지키위해 발로 뛰면서 머리로 상상하면서 구체화 시켜 나갔다.
첫날 1월3일의 하이라이트는 단성면 남사예담촌에서 열린 제례 행사였다. 630여살이라는 국내 최고 수령을 자랑하는 감나무 앞에서 이번 축제의 성공과 올 한해 군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례 행사가 거행됐다. 산청 곶감의 전통을 알리는데 큰 몫을 한 이 나무는 조선 세종 때 영의정을 지낸 하연(河演, 진주하씨 사직공파 문효공)이 7세(1383년) 때 심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역사적인 내력이 이번 지리산 산청곶감 축제에 더해지면서 산청 곶감에 깃든 세월의 풍미를 알 수 있었다는 관광객의 이야기 속에 지역축제에
그 지역의 스토리가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느꼈다.
이재근 산청군수는 “산청곶감은 청정한 공기와 물, 건강한 토양을 가진 지리산이 만드는 명품 농특산물이다”면서 “특유의 도넛 모양과 달콤하고 차진 식감은 맛과 함께 보는 즐거움도 선사한다”고했는데, 이번 제12회 지리산 산청곶감축제’에서 이재근 군수의 자랑이 여실히 증명되었다.
관광객 유치 성공으로 곶감완판달성
지역 축제가 추구하는 목표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그 지역의 문화를 널리 홍보’ 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 손에는 지역특산물을, 그리고 가슴에는 문화를 심어줘야 하는데 이번 제12회 지리산 산청곶감축제’는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축제가 끝난 직후인 지난 8일 지리산산청곶감축제위원회와 산청군이 이번 축제 결과를 발표했는데 참으로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사실 산청곶감축제 총감독으로 활동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번 12회 지리산 산청곶감축제를 포함에 총 네 번 지휘봉을 잡았다. 이런 경험이 밑거름이 되어 이번 축제를 더욱 흥하게 만든 게 아닌가 나름 분석해 봤다.
2019년 새해 벽두 1월3일부터 6일까지 제12회 지리산 산청곶감축제장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6만6000여명으로 집계됐다. 관광객 수는 주차장면수와 2시간 터울 차량회전율로 집계한 결과다. 그리고 이들이 사간 곶감은 무려 6억6000여만원어치. 방문객 수와 매출액이 비슷한 수치를 보인 것 참으로 신기하다. 제11회 때 매출이 1억8000여만원이었던과 비교하면 놀라운 결과다.
올해 성공요인 중 하나는 곶감 판매장과 특산물장터를 돔(대형천막) 안에 설치한 덕분이다. 겨울 한파 속에서 축제가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좀 더 포근하고 깔끔한 축제장 환경 조성에 힘을 기울였다. 그리고 두 번째는 ‘전국주부가요열창’ 대회를 개최하는 등 전국단위 부대행사를 준비한 점이다. 산청곶감 작목반의 목적과 축제위원회가 지향하는 가치가 잘 접목된 덕분에 완판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전국주부가요열창’은 이번 12회 축제에 처음 시도한 콘텐츠다. 지리산 산청곶감축제의 대미를 무엇을 장식할까 고민하다가 ‘전국주부가요열창’을 열기로 했다. 산청군만의 잔치가 아니라 전국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하기 위해 ‘전국주부가요열창’ 계획했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전국주부가요열창’은 오로지 주부만이 참가할 수 있는 대회로 예심 통과자는 주부임을 입증할 수 있는 별도의 증빙서류를 제출했다. 이렇게 깐깐한 절차를 거쳐 본선 무대에 오르다 보니 무대에 오르는 당사자는 물론 찾아 온 관광객도 몰입을 할 수 있었다. 전국 단위 부대행사를 관람객의 집중도를 높이고 축제기간을 기존 2일에서 4일로 연장한 게 적중했다.
2% 부족했던 체험 프로그램
산청곶감은 지난 2016년부터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브랜드로 선정됐다. 특히 산청곶감 원료인 ‘산청 고종시’ 역시 2016년부터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과일로 선정됐다. 국내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산청곶감을 시중가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곶감판매장터와 딸기·약초 등 지리산 자락 산청군농특산물을 만날 수 있어 장터가 북적였는데 상대적으로 체험 프로그램이 적어 아쉬웠다.
국민들이 지역 축제에 참가하는 목적은 재미를 추구하고 가족간의 유대감을 키우며, 지역 먹거리와 지역 문화를 체험하는데 있다. 체험적 요소가 강한 유흥꺼리, 손으로 만져 보고, 입으로 느낄 수 있는 문화체험과 먹거리 체험을 충족하면 다시 또 그 지역을 찾기 마련이다. 이번 지리산 산청곶감 축제도 이를 충족시키려고 애를 많이 썼다. 어른들과는 달리 곶감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어린이와 젊은 세대를 겨냥해 이들의 축제 참여를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많이 준비했다.
곶감을 치즈와 초콜릿에 찍어 먹는 ‘곶감퐁듀’ 부스와 산청곶감을 직접 만들어 보는 ‘곶감 만들기 체험’, 과녁을 맞춰 일정 점수를 쌓으면 곶감을 선물로 주는 ‘곶감 투호놀이’, 어린이들을 위한 ‘마리오네트 인형극’ 등이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옥에 티는 있었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축제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교통 불편을 겪었고, 관람객 수에 비해 곶감 관련 전시·체험행사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2%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한다면 내년 축제는 더욱 신명나고 내실 있는 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산청한방항노화엑스포’에 거는 기대
새해 벽두인 지난 2일 산청군 시무식이 있었다. 새해 힘찬 출발을 다짐하며 올해 나아갈 방향을 설정했는데 지역축제 총감독으로써 가장 눈길이 가는 대목은 산청군이 추진하고 있는 산청한방약초축제 관련 내용이었다. 지난 2013년, 산청한방약초축제가 흑자를 기록하자 군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 한방항노화엑스포 개최를 추진했다. 하지만 인근 함양군이 비슷한 성격의 엑스포 개최를 2020년에 확정 지으면서 산청군의 계획은 아쉽게 됐다.
1년의 시간차를 두고 비슷한 성격의 엑스포를 인근 지자체 두 곳에서 여는 것에 대해 경남도가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산청군으로써는 개최 시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현재 산청군은 산청한방약초축제를 중심으로 2024년 엑스포 개최를 염두에 두고 있다. 군은 산청군에 주변 자연 환경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더 많은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게끔 동의보감촌 확장과 남사예담촌을 재정비 하면서 새로운 관광 콘텐츠 발굴에 나서고 있는데 축제 전문가와 함께 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산청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문화와 인물을 한방축제에 접목하면 시너지 효과가 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아시안게임 4강, 스즈키컵 우승 등 화려한 성적으로 베트남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박항서 감독의 고향이 바로 산청!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한방약초축제를 위해선 일찌감치 시동을 걸어야 박항서 감독 같은 산청군의 인물을 축제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맘이 간절하다.
필자 소개
김종원 축제칼럼니스트는 지역축제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지역 축제를 성공시켜 문화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외 많은 상(賞)을 수상했다. 또한 지역 축제 총감독 으로 이번에 수행한 ‘지리산 산청곶감 축제’를 비롯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양구배꼽축제’ ‘지리산함양 곶감축제’ 등 10여개 지역 축제의 지휘봉을 잡았다.
필자소개
- (現)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 (現)제이스토리미디어 대표
-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수상) 외 다수 수상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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