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실책의 승부였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19일 신한은행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이주연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임 감독은 "주연이는 아직 더 해야 한다"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스위치디펜스 과정에서 정확히 스위치하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이동, 수비 구멍을 내며 실점 빌미를 제공한다는 의미.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이주연만 그런 게 아니다. WKBL 현실을 냉정하게 보자. 공수에서 효율적인 경기력을 발휘하는 특급스타가 사실상 없다. 애버리지가 떨어지고, 기복이 심한 선수가 부지기수다. 베테랑들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실책은 결국 공수에서 약속된 움직임의 불이행이다. 하물며 눈에 보이는 실책이 쏟아지는 경우도 많다. 기본적인 패스미스, 라인크로스, 트레블링, 더블드리블이 대표적이다. 경기의 질을 떨어뜨리는 악성 실책들. 이날 신한은행과 삼성생명은 3쿼터까지 무려 23개의 실책을 범했다. 대부분 좋지 않은 악성 실책.
1쿼터 초반 신한은행이 앞서가더니, 중반 삼성생명이 추격하다 막판에 다시 신한은행이 10점차 리드를 잡았다. 2쿼터에 삼성생명이 승부를 뒤집은 것도 신한은행의 실책이 잦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두 팀이 잘한 게 아니라 상대 실책에 의한 속공 점수로 주도권이 결정됐다. 조직적인 수비가 아닌, 일반적인 맨투맨 과정에서 잦은 실책이 나왔다. 공수에서 기록되지 않은 좋지 않은 움직임은 훨씬 더 많았다.
신한은행 김규희, 윤미지는 제법 연차를 쌓았다. 그러나 볼 핸들링이나 경기운영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김단비가 직접 팀 오펜스를 이끌며 어시스트를 늘리는 원인. 득점과 수비 중심까지 잡느라 에너지 소모가 크다.
삼성생명 윤예빈, 이주연은 아직 20대 초반의 유망주들. 임 감독 지적대로 이주연은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향, 반대로 윤예빈은 소심한 성향이 실전서 드러난다. 역시 지공에서 팀 오펜스 안정감은 떨어진다. 몸이 좋지 않은 김한별이 직접 나서거나, 박하나, 카리스마 펜을 활용한 부분전술로 점수를 만든다.
신한은행은 3쿼터 막판 지역방어로 재미를 봤으나 정작 공격에서 잦은 실수, 실책으로 주도권을 잡지 못한 게 컸다. 결국 4쿼터에 삼성생명의 유기적인 팀 오펜스가 신한은행의 뚝뚝 끊기는 오펜스를 압도했다.
일단 육중한 펜이 먼로에게 밀리지 않았다. 먼로의 골밑 공격을 막은 뒤 곧바로 박하나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또한, 삼성생명은 먼로에게 기습적인 더블팀을 사용, 신한은행 공격 흐름을 끊었다. 이후 윤예빈이 재능을 발휘, 배혜윤의 득점을 도왔고 윤미지의 파울까지 얻어내 자유투를 넣었다.
삼성생명은 경기종료 3분11초전 펜이 5반칙 퇴장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국내선수들의 응집력이 돋보였다. 먼로를 김한별이 막으면서 배혜윤이 헬프하는 타이밍이 좋았다. 반면 신한은행은 김단비 의존도가 높았다. 공격밸런스가 좋지 않았고, 추격해야 할 타이밍에 또 다시 실책이 나오며 승기를 넘겼다. 5점 뒤진 경기종료 2분19초전 김단비의 랍 패스를 먼로가 잡지 못한 게 대표적. 이후 삼성생명은 상대 파울작전에 자유투, 시간을 소진하는 패스게임으로 적절히 대처하며 승부를 갈랐다. 69-67 승리.
실책의 승부였다. 삼성생명은 이겼지만, 좋은 경기력은 아니었다. 신한은행은 왜 최하위에 머무르는지 확인된 경기였다. 두 팀의 실책 합계 28개. 특히 신한은행의 실책은 무려 17개였다.
[삼성생명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