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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첫 삽 뜬 홍지윤, 긍정의 힘을 믿는다 [한복인터뷰](종합)

시간2019-02-03 12:18:59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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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29살이 되어서 돌아본 20대는 후회가 없어요. 오히려 더 설렙니다. 서른 살 이전의 마지막 해를 더 행복하게 채우고 싶어요."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혜성처럼 나타나 눈도장을 찍었다. 극중 박서준(이영준 역)을 짝사랑하는 말괄량이 모델 오지란 역을 맡은 배우 홍지윤(29)은 짧은 분량에도 톡톡히 제 몫을 해냈다. 본연의 매력인 선명한 이목구비와 호탕한 성격은 그야말로 오지란에 찰떡이라, 철없는 부잣집 공주님이 얄밉지 않게 표현됐다.

하지만 홍지윤도 나름의 단계를 밟아 성장해왔다.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크리미널마인드'(2017)를 통해 데뷔한 그는 1회 연쇄 납치 살인 사건의 첫 번째 피해자 박인혜 역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나쁜 녀석들-악의 도시'에서는 극중 한강주(지수)의 동생이자 서원시 시장 배상도(송영창)의 비서 한소영 역으로 출연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는 발견할 수 없던 처연함과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데뷔 3년차의 산뜻한 신예. 첫 인터뷰라며 설렘 가득한 모습으로 설에 앞서 기자와 만난 홍지윤은 연신 밝은 미소를 지으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했다. "한복을 입은 지 10년도 더 됐다. 성인이 되고 처음 입어보는 거 같은데, 기분이 너무 색다르고 좋다"라며 말문을 연 그의 모습은 오지란 캐릭터가 현실로 튀어나온 듯 해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연기 스펙트럼을 조금씩 확장시켜온 홍지윤이다. 그는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 '나쁜 녀석들'을 작업하며 느꼈던 솔직한 마음들을 고백했다. "'나쁜녀석들2'에서는 제가 산소호흡기를 끼고 누워있는 캐릭터였는데, 진짜 산소호흡기 호스를 낀 채로 연기했다. 실제로도 코, 입에 깊숙하게 넣었다. 그 때는 조금 힘들었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실 연기적으로는 정말 힘들었던 적이 없어요. 오히려 큰 경험이 돼서 그저 좋았어요. 다만 '크리미널 마인드' 당시 박인혜라는 인물에 몰입하면서 느낀 감정은 무서움이었어요. 사건의 피해자인데, 실제로도 그런 위험한 일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더 이입이 됐어요. 피해자 분들이 얼마나 공포에 떠셨을지 생각하니 집중이 확 되더라고요. 홍지윤으로서 힘든 것보다는, 박인혜로서 무서움을 제대로 느낀 거 같아요."

자신감과 연기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찬 홍지윤이지만 처음부터 연기자의 길을 꿈꾼 건 아니었다. 열망은 불현듯이 찾아왔다. 한양대학교 섬유디자인과에서 패션을 전공한 그는 아르바이트로 모델 활동을 겸했다. 카메라 앞에서 호흡하는 순간이 행복했단다. 그 때부터 조금씩 불씨가 피어올랐다. "존경한다"는 친언니 뮤지컬배우 홍지희(32)의 영향이 가장 컸다. 10년 가까이 연기와 노래에 빠져 사는 언니를 보며 더욱 연기를 마음에 품게 됐다.

"저는 대학교 4년 졸업을 다 마치고 연기를 시작한 케이스에요. 저희 친언니는 정석적으로 연극영화과까지 들어가서 활동 중인 뮤지컬배우고요. 제가 언니랑 정말 가까운데, 언니를 지켜보면서 막연하게 부러웠고, '나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늘 들었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전공 공부를 하고 있다 보니까 도전하기가 쉽지 않았죠. 그 때, 정말 신기하게 지금 회사(키이스트)랑 인연이 닿았어요. 운명인가 싶어요.(웃음)"

그렇게 연기를 시작하게 된지 3년이 됐다. 부모님과 언니는 홍지윤의 선택을 말리는 대신, 조언과 응원으로 힘을 북돋았다. 드라마 모니터링도 꼬박꼬박 빼놓지 않았다.

"제가 밝고, 긍정적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저희 어머니 덕분이에요. 항상 엄마가 제게 해주시는 말이 '너는 잘할 거야'에요. 그러면 저한테 초능력 같은 힘이 생겨요. 엄마가 굉장히 젊으시고 긍정적이신데 자연히 엄마를 보고 살아오니 밝은 성향을 지니게 됐죠."

언제나 뒤에서 홍지윤을 조력해주는 가족 덕에 그는 두려워않고 행복한 마음으로 연기에 몰두 중이다. 그럼에도 분명히 흔들리는 때가 있을 터. 기자의 의심스러운 눈초리에 홍지윤은 단호하게 "없다"라고 말하며 이내 담담하고 진심 어린 행복에 대한 고찰을 펼쳤다.

"작은 것에서부터 행복을 찾으려고 하는 게 밝음에 도움이 됐어요. 부정적인 것보다 분명히 제가 놓치고 있을 행복이 많을 거예요. 그래서 평상시에 귀를 기울이죠. 예를 들어, 제가 강아지를 키우는데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요.(웃음) 억지스러운 행복을 찾으려 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행복을 즐겨요."

그렇다면 2019년 기해년을 맞이한 홍지윤의 각오는 무엇일까. 그는 "올해는 더욱 감회가 새롭고 특별하다. 20대의 마지막이다. 설레는 이 감정은 좋은 힘을 가져다준다. 이 마음이 올해가 끝날 때까지 유지되면 좋겠다. 뭐든 빠르게, 많이 보여드리기 보다는 차근차근 제가 잘할 수 있는 것부터 보여드리고 싶다. 쉬지 않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20대의 마지막이잖아요. 파노라마처럼 쭉 돌아보게 됐어요. 늘 재미있었고 다이나믹했어요. 29살이 되어서 돌아본 20대는 후회가 없어요. 연기도 시작했고, 늘 도전했죠. 이제는 오히려 더 설레요. 앞으로도 하고 싶은 게 많아요. 서른 살 이전의 마지막 해를 더 행복하게 채우고 싶어요."

한편, 홍지윤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를 통해 다시 한번 대중과 만날 예정이다. 그는 20대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부터 당당한 면모까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다채로운 매력을 자신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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