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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왜 삼성생명이 봄 농구 다크호스인지 입증했다.
15일 용인체육관. 대혈투였다. 가장 크게 벌어진 스코어가 7점이었다.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질주하는 KB, 3위를 사실상 확정하고 플레이오프 모드에 돌입한 삼성생명. 힘의 균형이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두 팀 모두 좋은 전력이다.
KB는 13연승을 이어왔다. 연승은 필연적으로 피로를 동반한다. 우리은행과의 혈투가 두 차례 있었고, 티아나 하킨스를 영입한 삼성생명,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서서히 표출되는 OK저축은행도 괜찮다. 쉽게 이긴 상대는 거의 없었다.
삼성생명은 내, 외곽 공격을 갖춘 하킨스에 의한 스페이스 게임, 그리고 플레이오프를 대비한 수비 전술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현실적으로 플레이오프 상대는 우리은행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KB와 맞붙을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두 팀 모두 굉장히 중요한 경기.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카일라 쏜튼 수비를 하킨스에게 맡겼다. 하킨스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쏜튼의 운동능력을 제어할 수 있다고 봤다. 아무래도 하킨스는 박지수 수비가 좀 더 버겁다는 게 임 감독 설명. 김한별과 배혜윤이 박지수를 번갈아 맡았다.
박지수에게 기본적으로 1대1 수비를 하되, 적절히 도움수비를 들어갔다. 영리한 박지수는 적절히 빼주며 동료들의 득점을 도왔다. 이때 삼성생명의 수비 로테이션은 좋지 않았다. 그만큼 박지수의 판단이 빠르기도 했다.
그런데 이날 박지수는 초반부터 상당히 지친 기색. 배혜윤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 배혜윤은 1쿼터 중반 이후 드라이브 인과 포스트업, 심지어 3점포까지 선보였다. 김한별도 특유의 운동능력으로 점수를 만들었다. KB의 고민 중 하나는 김한별 수비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3쿼터 초반까지 삼성생명의 근소한 우세였다. KB는 강아정의 슛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염윤아 역시 특유의 터프샷 감각이 나오지 않았다. 심성영이 정확한 3점포를 보여줬지만, 전체적으로 역부족. 쉬운 슛도 놓치고, 실책이 나오면서 흔들렸다. 삼성생명의 철저한 맨투맨, 그리고 2~3쿼터에 간헐적으로 시도한 매치업 존 형태의 지역방어는 좋았다. 삼성생명은 3쿼터 중반 최희진의 3점포까지 터지며 7점차까지 달아났다.
KB가 올 시즌 확실히 강해진 증거는 위기관리능력이다. 위기서 흔들리지 않고 박지수를 활용한 확률 높은 세트오펜스, 쏜튼의 운동능력을 활용한 얼리오펜스를 착실히 구사한다. 3쿼터 막판 스코어가 벌어지자 심성영의 기습적인 3점포, 박지수의 포스트업, 강아정과 박지수의 기 막힌 2대2 공격이 나왔다.
그리고 KB는 4쿼터 초반 쏜튼이 포효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하킨스는 시간이 흐를수록 쏜튼 제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역시 운동능력에서 우세. 그런데 삼성생명 역시 만만치 않았다. 이날의 신스틸러 최희진의 3점포에 이어, 배혜윤이 우중간에서 기습적으로 3점포를 터트리며 다시 주도권을 가져갔다. 박지수가 약간 떨어져있었는데, 막을 수 없었다.
이후 하킨스가 쏜튼을 상대로 힘 있는 포스트업을 시도, 자유투로 득점했다. 경기종료 4분17초전에는 김한별이 우중간에서 3점포를 터트렸다. 두 장면 모두 스크린 후 KB의 대처가 매끄럽지 않았다. 피로에 의한 집중력 저하 현상. 리바운드를 잡은 뒤 상대의 압박에 쉽게 공을 빼앗기기도 했다.
KB는 강아정의 3점포 두 방으로 다시 1점차로 추격. 그러자 삼성생명은 하킨스, 박하나가 잇따라 박지수의 파울을 유도, 자유투로 점수를 만들었다. 2분19초전에는 하킨스의 포스트업, 1분9초전에는 박하나의 우측 사이드슛. 그러나 두 장면 모두 박지수의 파울로 보기엔 애매했다. 느린 그림상 접촉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후 37.1초전 최희진의 3점포로 승부가 갈렸다. 삼성생명의 84-80 승리.
경기 도중 삼성생명에 유리한 파울 콜이 있긴 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그 이상으로 좋은 경기력을 뽐냈다. 매치업 변화에 대한 성공, 좋은 수비 응집력과 공격에서의 효과적인 스페이스 농구까지. 턴오버 19개가 있었으나 경기 막판 응집력은 그 이상으로 돋보였다. 왜 삼성생명이 포스트시즌 다크호스인지 입증한 경기였다.
[삼성생명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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