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남해안 해안경관도로 15곳 중 4곳이 남해군
올 초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남해안 해안경관도로 15선'에서 경남 남해군이 남해안 시군 중에서 가장 많은 4곳을 차지했다. 남해안 해안경관도로 15선은 전남 고흥에서 경남 거제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575km 중 총 253.7km로 10개 시·군에 걸쳐 있다. 남해군에서는 삼동면 물미해안관광도로를 비롯해 남면 해안도로, 이순신 호국로(남해~하동), 동대만 해안도로(남해~사천) 총 4곳이 선정됐는데 특히 물미해안관광도로는 가을 오색단풍이 백미다. 또 남면 해안도로는 가천다랭이마을의 풍광과 함께 평산항, 사촌해수욕장, 앵간만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해안길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돼 사시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경관을 품고 있는 남해군은 남해 바다 한가운데 자리한 덕분에 마치 남해바다를 대표하는 것처럼 떡 하니 남해군(南海郡)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어 큰 덕을 본다. 남해군은 남해도와 창선도 외 크고 작은 섬 68개로 이루어졌는데 그 가운데서 남해도가 가장 크다. 이 남해도는 제주·거제·진도·강화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다섯번째로 큰 섬이고 4면이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1년 365일 모두가 축제인 듯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봄을 불러오는 남해의 마늘밭
보석과 같이 아름다운 남해의 봄은 다랭이 마을의 마늘밭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늘 밭의 초록 물결이 봄다랭이 논을 채우고 나면 여름과 가을에는 벼가 그 자리를 이어 받아 사람들을 홀리고 있다. 이렇게 봄 풍광을 밝히는 남해 마늘은 이 고장의 효자 상품이다. 지난 1월 11일 경남 남해군흑마늘(주)이 설천면 소재 흑마늘 가공공장에서 흑마늘 일본 수출을 위한 선적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장충남 남해 군수는 “마늘 수출산업이 활성화되도록 생산 농가와 흑마늘 가공 기업의 애로사항에 귀 기울여 지역의 수출산업이 크게 증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해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란 남해 마을은 조직이 치밀하고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마늘 고유의 향, 색, 맛이 우수한 보물섬 남해마늘은 지리적 표시 제28호로 지정돼 있다. 남해마늘은 지난해 4,809호의 농가에서 건마늘 407억, 마늘종 68억 등 475억의 생산액을 기록해 2017년에 비해 8% 증가했다.
지난 2012년 말부터 일본 QVC 홈쇼핑 방송을 통해 판매된 남해군흑마늘은2015년에는 QVC 식품분야 최대 판매량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완판 기록을 달성하는 등 해외 바이어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49만 2천달러, 한화로 5억 6천만원에 달하는 수출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좋은 기회가 찾아왔으니 2019 보물섬 마늘축제&한우잔치는 내국인은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심혈을 기울여 깨알홍보와 치밀한 전략이 밑받침 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뻔한 콘텐츠에 펀(FUN)한 매력을 가미
지난 해 6월 1일부터 3일까지 남해스포츠파크 일원에서 개최된 제13회 보물섬 마늘축제&한우잔치는 비교적 큰 성공을 거뒀다고 할만하다. 축제기간 동안에 9만8000여명이 방문하는 등 나름대로 문정성시를 이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보물섬 마늘축제&한우잔치는 주력 특산물인 마늘과 한우를 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여기에 보물섬 남해가 가진 다양한 관광자원의 매력을 선보여 군의 대표 특산물 축제의 이름값을 해냈다고 본다.
축제 첫날 남해마늘과 마늘한우의 비상을 주제로 한 테마 연극과 대형 ABR(에어벌룬로봇), 조명, 불기둥, 특수효과를 더해 축제의 화려한 개막을 알렸고 불꽃놀이 '갈릭 오브 파이어'가 축제장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축제 기간 중에 배우 ‘전원주와 함께하는 마늘장사 선발대회’, 김종민과 나상도가 함께하는 환웅녀 선발대회, 보물섬 가요제 등 다채로운 볼거리도 많았다. 또 마늘주제관에서 우량마늘 품평대회, 마늘공예작품 전시회가 개최됐고 남해대학 호텔조리제빵학과의 마늘과 한우 요리 시연도 눈길을 끌었다.
또 서상항 일대에서 관광 유람선이 운행돼 큰 인기를 끌었으며 카누·카약 체험, 플라잉보드 공연 등 바다 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체험프로그램도 제법 다채로웠다. 찾아가는 동물원, 어린이 놀이기구, 깡통 유람열차, 황금열쇠 찾기, 페이스페인팅, 생활공예, 새끼꼬기·삼베짜기 등 다양한 부스가 운영돼 축제장을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편 관광용 2층 버스를 비롯한 셔틀버스 4대가 축제 방문객들의 접근성 편의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아쉬움도 많았다. 마늘 축제 & 한우 잔치하면 곧바로 연상되는 콘텐츠로 채워진 것은 좋았으나 찾아 온 관광객들이 뻔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2019년 마늘 축제에는 ‘펀(FUN)한 가족단위의 오감만족’ 콘텐츠 개발이 선행되어야 하리라고 본다.
작년 13회 남해 보물섬 마늘축제에서 눈에 띄었던 대목
지난 해 제13회 남해보물섬 마늘 축제 기간에 일본 이사시와 아와지시마의 우호교류단이 방문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남해보물섬 마늘 축제를 축하하기 위해 일본 이사시의 토키토우 요시미치 부시장과 다케우치 미치히로 아와지시마 시장회 회장 등 12명이 1일부터 2일까지 1박2일간의 일정으로 남해군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날인 1일 오후 남해군을 찾은 일본 우호교류단은 군청 직원들의 환대를 받은 후 만찬을 가지며 그간 쌓아 온 신뢰관계를 확인하고 향후 교류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축제 개막식에 참석해 군민, 관광객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축제장을 돌아 봤다고 들었다. 지난 2013년 남해 보물섬 마늘 축제 총감독을 맡았던 필자에게는 참으로 반가운 일이었다. 지역축제는 그 지역의 잔치이지만 대한민국 관광객 유치의 디딤돌이기도 하다. 올 해 외국인 방문객이 부쩍 늘도록 지금부터 타겟을 겨냥한 맞춤 홍보와 좀 더 섬세한 전략으로 축제에 참가한 이들이 계속 방문 할 수 있는 인연의 끈을 맺어야 할 것이다. 장삿속으로 치우친 축제는 성공할 수 없다. 남해군이 지금까지 해온 것에 플러스알파를 한다면 남해 보물섬 마늘축제 & 한우 잔치는 분명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맛 축제로 자리매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2013 남해 보물섬 마늘 축제 덕분에 받은 큰 상
필자는 2014년 서울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2014 한국을 빛낸 사람들 대상’ 시상식에서 전국 지역축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역축제발전 공로대상’을 수상했다. 2013년 경남 남해 보물섬 마늘축제 성공(40만명 참여)에 이어, 경남 함양 산삼축제(45만명), 서울 마포나루 새우젓축제(54만명), 서울 동작구 도심속 바다축제, 전국 수산물 한마당 대축제, 산청 곶감축제 등을 성공시키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큰 상을 받았는데 이 상을 받고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다양한 아이디어 개발로 군민과 시민이 참여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축제를 연출한 점을 높이 사서 상을 주었다는데 더 잘 하라는 채찍으로 받아 들여 졌다. 당시 필자는 “축제는 아이디어 싸움이다. 남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끼로 현장을 달궈 대한민국을 축제의 장으로 변화시키고 지역축제와 행사를 소통을 넘어 힐링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사실 지자체 축제는 지역의 대표 농특산물을 전국에 널리 알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농특산물과 세트로 결합되어 흥(興)으로 승화됐을 때 진정한 경쟁력을 갖는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2019년 남해 보물섬 마늘 축제 & 한우 잔치는 남해군이 도약할 수 있는 디딤돌로 만들어야 한다. 남해 보물섬 마늘 축제 & 한우 잔치가 올 6월 어떤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지 기대와 염려가 교차된다.
필자 소개
김종원 축제칼럼니스트는 지역축제의 귀재로 알려져 있다. 지역 축제를 성공시켜 문화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외 많은 상(賞)을 수상했다. 또한 지역 축제 총감독 으로 이번에 수행한 ‘지리산 산청곶감 축제’를 비롯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양구배꼽축제’ ‘지리산함양 곶감축제’ 등 10여개 지역 축제의 지휘봉을 잡았다.
- (現)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위원장
- (現) 제이스토리미디어 대표
- (現) 파주시 정책자문위원 (경제문화분과)
- 대한민국축제콘텐츠대상 (연출상 수상) 외 다수 수상
- 축제칼럼니스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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