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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소운은 저와 다른 인물이지만 정말 진심으로 연기했어요."
배우 이세영(27)은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프레인TPC 사옥에서 최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왕이 된 남자'(극본 김선덕 신하은 연출 김희원)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해 취재진과 드라마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천만영화 '광해'를 리메이크해 숱한 기대를 모았던 '왕이 된 남자'는 지난 4일 인기리에 종영했다. 원작의 전개를 연상하게 하는 첫 회로 물꼬를 튼 드라마는 2회부터 드라마만의 픽션을 본격적으로 가미, 강렬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세영은 중전 유소운 역을 연기했다. 소운의 가장 큰 매력은 언제나 정갈한 외형, 온화한 성품 속 자리한 굳은 심지였다. 혼란한 궁궐 속에서도 능동적으로 자신을 지켜내며 강단 있는 외유내강형 인물. 사랑에 있어서도 성장했다. 폭군 이헌(여진구)에게 애틋함을 느끼면서도 한 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소운은 광대 하선(여진구)에게 향하는 마음을 자각한 뒤 피하지 않았다. 그저 직진했다. 단단한 눈빛, 세심한 몸짓을 한 이세영이 이러한 소운을 빛냈다. 감정은 깊어졌고, 멜로는 풍성해졌다.
"다른 작품들보다 공허함이 크다"라며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이세영은 "아직까지도 종영이 실감이 안 난다.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작품을 해본 게 처음이다. 개인적으로도 소운이는 '최애캐'가 됐다. 그래서 여운이 조금 더 많이 남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소운은 어떻게 이세영에게 '최애캐'(최고로 애정하는 캐릭터)가 되었을까. 이세영은 "조선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수동적이지 않았다. 로맨스 남자 주인공처럼 하선에게 끝없는 믿음과 응원을 보낸다. 오로지 직진이다. 감정 표현에 있어서도 솔직하고 숨기는 게 없다. 그런 부분들이 너무 매력적이었고 멋있었다. 꼿꼿하고 절개가 있는 중전의 모습까지 갖췄다. 그래서 제 '최애캐'가 됐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드라마 '대왕의 꿈'(2012) 이후 7년만의 사극이다. 이세영은 "적응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사실 고어 등을 말하는 건 어렵지 않았는데, 정말 어려웠던 건 뭔가…아련한 느낌이다. 살리기가 어렵다"라고 말한 뒤 즉석 연기를 선보여 폭소케 했다. 이세영이 어려워한 부분은 중전에 걸맞은, 우아한 분위기로 대사를 내뱉는 것이었다.
"솔직히 갑갑한 부분도 있었어요. 그게 가장 큰 장애물이었어요. 중전이기 때문에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가 있어요. 속으로 극단의 감정을 오가도 겉으로는 중궁전의 기개, 지조, 꼿꼿함, 고상함을 가지고 있어야 했어요. 분노해도 삭히죠. 한번은 감독님이 '활짝 웃어'라고 하셔서 활짝 웃었더니 '그러면 안 돼'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중반부를 지나면서는 소운과 동일시돼서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초반에만 조금요."
이세영은 자신과 소운의 싱크로율을 50%라고 표현했다. 반반이다. 좋으면 좋다고 말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가끔은 냉정하기까지 한 소운의 모습과는 닮았고, 가끔씩 표현을 참는 건 닮지 않았다고. 그는 "저는 발랄하고 장난기가 많다. 그래서 사람들이 몰입할 수 있었을까 싶었다. 예능 '주말사용설명서'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에 사실 많은 분들이 걱정을 했다. 하지만 저는 개의치 않았다. 소운의 옷을 딱 입는 순간 중전이 됐다"라고 전했다.
"저한테도 체통이라는 게 있구나 싶었어요.(웃음) 소운의 옷뿐만 아니라 대본, 감독님과의 대화 등 모든 걸 세팅하면 그 순간 소운이 됐어요. 소운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제 분량이 많거나 드러내는 캐릭터 스타일이 아니라 장면 장면 사이의 감정선을 놓치지 않으려고 모두 체크했죠. 이 경험이 너무 새로웠어요. 저와 다른 인물이지만 정말 진심으로 연기했어요. 그래서 '왕이 된 남자'는 '아, 나도 변할 수 있겠구나. 나아갈 수 있겠구나'라는 의미를 준 작품이에요."
한편, 4일 종영한 '왕이 된 남자'는 최종회 시청률 10.9%(닐슨코리아,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라는 자체 최고 기록을 달성하며 웰메이드 사극의 진수를 자랑했다.
[사진 = 프레인TPC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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