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아산 김진성 기자] 우리은행이 88.1%를 잡았다.
역대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은 저득점 양상이 잦았다. 긴 정규시즌을 마치고 치르는 단기전. 가뜩이나 야투율이 떨어지는데다, 벤치의 보수적인 경기운영으로 수비를 강화하는 측면이 강하다. 정규시즌처럼 체력안배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무대.
그러나 14일 우리은행과 삼성생명의 플레이오프 1차전 전반 양상은 달랐다. 삼성생명은 1쿼터에만 48점을 뽑아냈다. 우리은행도 40점. 두 팀 모두 상대의 무기를 효율적으로 막지 못했다. 1~2쿼터에도 흐름은 요동쳤다.
삼성생명 티아나 하킨스, 배혜윤, 김한별 조합은 골밑에서 우리은행에 미스매치를 유발할 수 있다. 하킨스가 모니크 빌링스를 외곽으로 끌어내 스페이스 공격을 할 수도 있다. 반대로 우리은행은 스피드가 느린 세 사람을 얼리오펜스, 속공으로 공략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스피드를 적극 활용했다. 하킨스가 발 빠른 빌링스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빌링스는 코트를 폭넓게 쓰면서, 스크린을 받고 골밑에서 손쉽게 득점을 올리거나 간결한 패스게임을 통해 점수를 만들었다. 거기서 파생된 임영희, 김정은의 중거리포까지.
1쿼터 막판 삼성생명의 부정확한 공격, 실책이 나오자 우리은행은 박혜진, 최은실, 김정은이 빠른 공격을 감행, 내, 외곽에서 점수를 쏟아냈다. 다만, 삼성생명은 1쿼터 막판 하킨스가 정면 3점포를 터트렸다. 2쿼터에 대한 복선.
국내선수만 뛰는 2쿼터. 삼성생명이 하킨스를 빼자 스피드가 살아나면서, 김한별, 배혜윤의 골밑과 적절히 조화를 이뤘다. 우리은행은 김소니아, 최은실 등이 골밑에서 수비했으나 어쩔 수 없이 더블팀을 들어갔다.
이때 배혜윤이 몇 차례 좋은 패스로 찬스를 유발했다. 김보미, 박하나가 잇따라 3점포를 터트렸다. 우리은행은 몇 차례 실책을 범했고, 삼성생명은 배혜윤의 패스에 의한 박하나, 김한별의 3점포가 잇따라 림을 갈랐다. 뒤늦게 더블팀을 들어가지 않았지만, 삼성생명은 김한별의 개인돌파라는 무기가 있었다. 힘 있는 돌파에 우리은행 김정은, 최은실 등이 무너졌다. 김한별은 바디 컨택을 하면서도 밸런스가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 막판 이주연에게 좋은 찬스를 제공하면서 3점포 지원. 전반 스코어가 48-40으로 벌어진 순간이었다.
3쿼터에 양상이 바뀌었다. 빌링스가 다시 들어오면서 우리은행의 스피드가 다시 살아났다. 도한, 우리은행 특유의 스크린과 코트를 넓게 쓰는 패스를 통한 외곽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임영희와 박혜진의 속공, 임영희의 2대2에 의한 빌링스의 골밑 득점, 잠잠하던 박혜진의 3점포까지 터졌다.
삼성생명은 부정확한 공격의 연속. 수비에서도 스크린에 걸린 뒤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오픈 찬스를 많이 내줬다. 결국 우리은행은 빌링스의 얼리오펜스에 의한 골밑 득점으로 3쿼터 막판 승부를 뒤집었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생명 하킨스는 3쿼터 막판 4파울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결국 초접전 모드로 4쿼터 승부처를 맞이했다. 우리은행은 특유의 외곽 농구가 이어졌다. 코트를 넓게 활용하면서, 한 템포 빠르고 정확한 패스에 의해 김정은, 박혜진이 3점포를 만들었다. 반면 삼성생명은 김한별 위주의 단순한 공격이 나왔다.
다만 삼성생명은 배혜윤이 지속적으로 미스매치를 공략하면서, 확률 높은 골밑 공격을 했다. 그러나 경기종료 6분17초전, 하킨스가 박하나의 패스에 골밑 노마크 찬스를 맞았으나 이지샷을 놓친 뒤 공을 잡는 과정에서 김정은에게 반칙. 5반칙 퇴장했다.
그러자 우리은행은 곧바로 박혜진이 빌링스의 패스를 골밑에서 마무리했다. 삼성생명의 골밑슛은 계속 림을 벗어났다. 4분24초전 박하나가 영리한 파울유도로 3점 플레이, 빌링스가 4반칙에 걸린 순간이었다. 그런데 4분12초전 빌링스가 골밑에서 패스를 받고 올라가는 과정에서 김한별의 파울이 지적됐다. 김한별의 퇴장. 그러나 느린 그림상 김한별의 접촉은 없었다. 김한별은 벤치로 들어가면서도 불만 가득한 표정.
3분31초전. 김소니아의 슈퍼플레이가 나왔다. 결정적 공격리바운드에 이어 우중간에서 3점포까지 터트렸다. 삼성생명은 슛이 좋지 않은 김소니아를 마크하지 않았으나 패착. 깜짝 반전이었다. 이루 우리은행은 확률 높은 빌링스에게 공격을 집중시켰다. 삼성생명은 하킨스, 김한별의 무게감을 절감했다. 1분44초전, 빌링스의 골밑 득점 때 배혜윤의 마크가 너무 루즈했다. 반칙이 1개뿐인 걸 감안할 때 의아했던 부분.
결국 우리은행이 승부처를 장악, 3전2선승제 초단기전서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잡았다. 90-81 승리. 역대 플레이오프 1차전 승자의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무려 88.1%. 예열이 늦었지만, 우리은행다운 농구로 삼성생명을 공략했다. 삼성생명은 결과적으로 강점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빌링스(위), 우리은행 임영희와 박혜진(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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