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본의 아니게 플래툰이 될 수는 있죠."
김민성이 LG로 떠났다. 그러나 키움 핫코너는 뜨겁다. 키움이 김민성과 FA 계약에 소극적인 건 이유가 있었다. 대체 자원들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장정석 감독과 홍원기 수비코치가 야수들의 더블포지션을 준비했다.
현재 키움 주축 야수들 중 3루수로 뛸 수 있는 선수는 4명이다. 장 감독이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선수는 2명, 장영석과 송성문이다. 송성문은 2018년 서건창의 부상 공백 때 김혜성과 2루를 나눠 맡았고, 3루까지 소화 가능하다. 장영석도 1루와 3루 수비가 가능하다.
둘 다 수비보다 공격에 방점이 찍혔다. 장 감독은 "수비를 아주 잘한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어깨가 아주 강하지 않고, 풀타임 주전 경험도 없다. 그래도 장 감독은 "장영석은 느리지만, 부드럽고 송성문은 어깨가 아주 강하지 않지만 수비범위가 넓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장 감독은 야수들을 한 포지션, 풀타임으로 쓸 마음이 없다. 두꺼운 야수층을 폭넓게 활용,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그래야 체력전에도 유리하다. 경쟁과 더블포지션을 통해 144경기를 소화하려는 의지.
때문에 장영석과 송성문으로선 수비에 대한 부담을 크게 가질 필요는 없다. 서로 단점을 적절히 메워주면서 한 시즌을 버텨나가면 된다. 두 사람이 동시에 페이스가 떨어지면 김혜성과 김하성을 쓸 수도 있다. 김혜성은 2루와 유격수, 3루수 모두 준비했다. 김혜성이 유격수를 보면서 김하성을 3루수로 쓸 수도 있다.
결국 장영석과 송성문의 3루수 경쟁은 타격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둘 다 애버리지가 좋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일발장타력이 있다. 장영석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타율 0.067 2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시범경기 개막 이후 17타수 5안타 타율 0.294으로 괜찮다. 홈런과 2루타를 한 방씩 터트렸다. 롯데 제이크 톰슨의 커브를 정확하게 걷어올려 좌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만들었고, LG 김대현의 142km 패스트볼을 홈런으로 연결했다.
장 감독은 "그게 장영석의 매력이다.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보내면 2할7~8푼에 20홈런 이상 기대할 만하다"라고 말했다. 때마침 박병호가 2~3번에 배치되면서 하위타선의 출루와 연결능력이 중요하다. 장영석이 하위타선의 뇌관 역할을 할 수 있다.
송성문은 작년 8월11일 고척 LG전 연타석 홈런 등 유독 중요한 상황에 인상적인 타격을 했다. 찬스에서 은근히 강한 스타일. 작년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김광현의 패스트볼, 슬라이더를 잇따라 홈런으로 연결하는 괴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장 감독은 "송성문도 풀타임으로 기회를 주면 10~15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다. 중요한 상황서 강하고, 그렇다고 장타력이 떨어지는 스타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시범경기서는 17타수 3안타 타율 0.176.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서 20타수 10안타 타율 0.500 1홈런 9타점을 기록한 뒤 페이스가 약간 떨어졌다. 장영석과 반대 사이클.
현 시점에선 개막전 주전 3루수가 누구일지 전혀 알 수 없다. 흥미진진한 경쟁이 시즌 개막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 장 감독은 "잘하는 선수를 주전으로 써야 한다. 본의 아니게 플래툰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둘 다 좌우투수를 가리지 않는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장영석(위), 송성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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