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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박건우(29, 두산)가 지난해 가을의 아픔을 딛고 시즌 초반부터 매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박건우는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과의 홈경기서 3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연달아 안타를 신고하더니 2-1로 앞선 7회말 1사 만루서 바뀐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까지 때려냈다. 개막전부터 홈런을 때려낸 박건우의 시즌 타율은 .417(12타수 5안타)까지 상승. OPS는 1.084, 득점권 타율은 1.000에 달한다.
경기 후 만난 박건우는 “144경기 중에 한 경기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캠프 때 남들보다 열심히 했다는 마음가짐으로 하니 조금이나마 자신감이 생기고 운이 따른다. 아직 타격감을 말하기엔 이른 시기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박건우는 2015년부터 4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KBO리그 수준급 외야수다. 2017년에는 베어스 소속 최초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 물론 아픔도 있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극심한 타격 슬럼프가 찾아오며 6경기 타율 .042(24타수 1안타)의 쓴맛을 봤다.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린 박건우는 오프시즌 멘탈 관리와 함께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시범경기 때만 해도 6경기 타율 .077(13타수 1안타)로 부진이 이어지는 듯 했지만 개막전부터 보기 좋게 홈런을 때려내며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다. 박건우의 시즌 출발이 이렇게 좋았던 적은 없다. 커리어 하이를 찍어낸 2017년 첫 홈런은 5월 4일이 돼서야 나왔다. 안타도 개막 4경기 만에 처음으로 쳤다. 그만큼 올 시즌을 향한 준비가 철저했다.
이제는 한국시리즈의 아픔을 모두 털어놓은 것일까. 박건우는 “이제는 많이 덜어놓은 것 같다”고 답하며 “사실 주자 없을 때 치는 것보다 나로 인해 팀이 점수가 나고 내가 승리에 보탬이 된다는 자체가 좋다”고 덧붙였다.
확실히 개막전 홈런이 본래의 페이스를 찾는 데 도움이 됐다. 박건우는 “홈런은 언제 쳐도 좋다. 개막전에 나로 인해 팀이 이길 수 있었다는 게 가장 좋았다”라고 말했다.
박건우를 향한 김태형 감독의 신뢰는 두텁다. 부진 혹은 기복이 찾아와도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라는 믿음이 있다. 박건우 역시 올해는 남다른 각오로 시즌을 임한다. 그는 “계속해서 똑같은 마음으로 경기를 할 것이다. 매 경기 일희일비하지 않고 쭉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박건우다운 활약을 약속했다.
[박건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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