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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살아있는 공수디테일, 결국 현대모비스가 먼저 1승을 따냈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10일 미디어데이서 4승0패로 통합우승을 완성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13일 전자랜드와의 챔피언결정1차전을 앞두고 "1~2차전을 잘 풀어가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다. 현대모비스는 정규시즌서 전자랜드의 공격력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기디 팟츠를 비롯해 강상재, 정효근 등 장신포워드들의 외곽슛을 잘 막았다. 대신 특유의 빠른 트랜지션과 라건아를 활용한 2대2 옵션이 잘 통했다.
유 감독은 수비 디테일을 언급했다. "(전자랜드)LG와의 4강 플레이오프를 보니, LG가 팟츠의 페이크에 잘 속더라"고 말했다. 팟츠는 외곽에서 오른발을 앞으로 뻗다 빼면서 수비수의 중심을 무너뜨리고, 순간적으로 공간이 생기면 그대로 올라가는 타입. 그러나 디테일에 능한 현대모비스는 팟츠의 그런 페이크에 속지 않았다.
실제 1쿼터 막판 이대성, 2쿼터 오용준이 팟츠의 페이크에 속지 않았다. 반면 팟츠는 상대적으로 수비 디테일이 떨어졌다. 그는 1쿼터에만 파울 3개를 범했다. 2~3번째 파울은 이대성과 양동근의 노련함에 당했다. 사실 0.5초 남기고 무리하게 던진 양동근의 슈팅은 굳이 다가가서 막을 이유까진 없었다.
2쿼터 초반, 아이라 클라크가 찰스 로드를 우직하게 막으면서, 전자랜드의 공격이 단조로워졌다. 클라크는 양동근과의 2대2로 덩크슛을 찍은 뒤, 계속 로드를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현대모비스는 클라크가 2쿼터 절반 가까이 효율성 높은 플레이들을 선보이면서, 라건아를 아꼈다. 4쿼터 승부처에 체력 세이브를 하는 부수적 효과가 있었다.
반면 전자랜드는 1쿼터 정효근이 이대성에게 효과적으로 미스매치 공격을 한 것 외에는 눈에 띄는 장면이 없었다. 라건아가 다시 들어온 뒤 골밑에서 수비를 좁히자 오히려 외곽의 섀넌 쇼터에게 오픈 찬스를 자주 내줬다.
현대모비스의 아킬레스건은 역시 턴오버. 2쿼터 중반 13~15점차에서 두 차례 연속 실책이 나왔고, 전자랜드 김낙현의 3점포와 속공 레이업슛이 있었다. 차바위도 효율적으로 움직이며, 강상재의 득점을 유도했다. 김낙현, 강상재, 차바위의 정확한 미드레인지슛을 앞세워 다시 추격. 그러나 5점 내외의 간극은 여전했다. 두 팀의 전력 차였다.
3쿼터 중반까지 현대모비스의 우위가 이어졌다. 쇼터의 존재감이 컸다. 골밑에서 로드와 전자랜드 국내 포워드들까지 수비하면서, 공격에선 특유의 속공가담이 돋보였다. 직접 3점포를 터트린 데 이어 라건아의 덩크슛까지 도우면서 다시 15점차 내외로 벌어졌다.
그런데 4분15초전 팟츠가 손가락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잠시 경기가 중단된 뒤 흐름이 묘하게 변했다. 현대모비스의 실책이 이어졌고, 로드가 골밑에서 건실하게 버텨내며 현대모비스 골밑 공격이 저하됐다. 그 사이 전자랜드 신스틸러 이대헌의 활약이 돋보였다. 중거리포 한 방, 3점포 두 방을 잇따라 터트렸다. 현대모비스로선 데미지 두배였다. 박찬희의 중거리포까지 나왔다. 결국 1점차까지 추격하면서 3쿼터를 마쳤다. 3쿼터 막판 기습적으로 꺼낸 지역방어도 주효했다.
4쿼터 초반 흐름이 중요했다. 전자랜드는 코트를 넓게 쓰면서, 강상재의 3점포로 마침내 승부를 뒤집었다. 그리고 로드를 빼고 팟츠를 넣으며 막판 승부처를 대비했다. 지역방어를 계속 사용했고, 활동량을 늘렸다. 라건아가 공을 잡으면 이대헌이 강력하게 마크했다.
현대모비스는 라건아가 두 차례 공격리바운드와 골밑슛을 넣었다. 그러자 팟츠가 강한 집중력을 보이며 오용준을 상대로 3점 플레이, 골밑 훅슛을 터트렸다. 이후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전자랜드는 계속 팟츠로 밀고 나갔다. 수비는 맨투맨과 지역방어를 번갈아 썼다. 현대모비스는 라건아 옵션과 거기서 파생되는 외곽 공격으로 맞섰다.
3분25초전. 정효근의 무리한 돌파가 있었다. 현대모비스는 정상수비로 버텼다. 그리고 라건아의 공격리바운드와 함지훈의 크로스패스, 이대성의 3점포가 나왔다. 2분41초전에는 팟츠가 탑에서 돌파하다 문태종이 감각적으로 스틸했고, 2분 21초전 다시 이대성의 3점포가 나왔다.
끝난 게 아니었다. 전자랜드는 곧바로 이대헌의 3점포로 응수했다. 팟츠가 5반칙으로 나가고, 쉬고 돌아온 로드가 힘을 냈다. 스틸에 이어 강상재의 속공 득점이 나왔고, 박찬희의 리바운드와 속공, 강상재의 극적인 동점 3점포가 나왔다.
결국 현대모비스가 승부처를 접수했다. 29초전. 마지막 공격을 시작했다. 함지훈과 라건아의 하이&로 게임. 상대 수비가 가운데로 좁혀지자 좌측 코너의 양동근에게 찬스가 났다. 함지훈이 정확히 배달했고, 양동근은 6초를 남기고 결승 3점포를 터트렸다. 경기 마무리. 98-95 승리. 전자랜드는 이 마지막 수비에서 원활하게 움직이지 못했다.
현대모비스는 결정적 승부처서 리바운드와 공수의 디테일이 살아있었다. 기본적인 전력에서 미세한 우위를 확인했다. 전자랜드는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마지막 장면처럼 미세한 수비 디테일에서 밀렸다. 하지만, 대등한 승부를 하며 반격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양동근(위), 현대모비스 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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