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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신동미는 매 순간 치열했다.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현실 속 인물인 듯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 왔던 그. KBS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역시 그랬다. 간분실로 분한 신동미는 심금을 울리는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안방극장의 마음을 움직였다.
하지만 신동미는 “너무너무 힘들”었고,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고 전했다. 초반에는 울면서 연기하기도 했다고. 드라마만 보아왔던 시청자 입장에서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 말.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매회 우는 신이 있기도 했고요. 물론 저희가 감정 노동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징글징글하게 어떤 감정의 끝까지 간 역할은 제가 해왔던 드라마 중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처음 겪는 일들이 많아서 많이 배웠어요.”
드라마가 끝난 후라서 시원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말들이기도 했다. 신동미의 연기를 본 시청자들은 같이 답답해하기도 하고, 눈물짓기도 하며 한 치의 의심 없이 그가 표현해내는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지만 스스로는 한계에 부딪히는 작업이었다고 털어놨다.
“매회 산을 매번 넘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의 한계에 도전하며 연기했던 작품이기도 했고요. 처음에는 맨날 울면서 했어요. 덜덜덜 떨기도 하고요. 방송이 되기 전 정말 너무 두려웠어요. 생얼에 대한 공포도 있었고요. 캐릭터에 맞다고 생각해 생얼로 한 건데 보시고 ‘저 여자 너무 예의 없는 거 아냐’라고 하실까 봐요. (웃음) 연기도 너무 두려웠어요. 제가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했으니까. 큰 두려움 속에서 시작했는데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드라마가 끝난 후 신동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 때문인지 심한 감기를 앓고 있었다. 소화 불량을 앓기도 했다고.
“‘난 하얗게 불태웠어’라고 이야기하고 있기는 하지만 제가 긴장을 했었나 봐요. 마지막 날까지 잘 끌고 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끝난 다음 날부터 아프기 시작하더라고요. 감정의 깊이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유)준상 오빠도 그랬어요. 실제 토하는 장면이면 토하셨고, 정말 많이 아프셨어요. 저희가 심각하게 건강검진 받아보시라고 말할 정도였죠.”
신동미와 유준상의 현장의 스태프들도 엄지를 치켜세울 정도. 간분실과 이풍상이 아닌 신동미와 유준상 본연의 모습을 항상 보는 스태프들도 “진짜 부부 같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
“제가 파트너 복이 있는 것 같아요. 오빠 아니면 잘 못 했을 거예요. 오빠랑 4작품 째예요. 최근에 호흡을 맞춘 게 영화 ‘꿈보다 해몽’이었어요. ‘우리 진짜 부부 같대? 이 작품 하려고 그랬나봐’ 그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전작의 호흡과 친분 관계도 있었고, 비하인드 스토리이긴 하지만 오빠가 캐스팅할 때 ‘동미 너무 좋아요’라고 말씀하셨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었어요. 여러 가지로 오빠에게 감사드려요.”
극 중 이풍상 때문에 마음고생이 극심했던 간분실. 신동미에게 실제 남편 허규에 대해 묻자 “남편은 원래 복장 터지는 존재인 것 같아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는 너스레가 되돌아왔다.
“그런데 많은, 큰 힘이 돼요. 저한테는 친구 같은 존재여서 너무너무 좋아요. 예전에 수상 소감 때도 이야기했는데 제가 너무 바쁘니까 집안일을 잘 못 해요. 그래서 저희 남편이 도와줘요. 가끔 반주를 하며 대화도 많이 하고요. 그리고 1등 시청자예요. 즉각적인 반응이 와요. 사실 저한테 최고의 남편이죠.”
올해로 데뷔 18년 차 배우가 된 신동미. 이번 간분실 캐릭터는 많은 이들에게 ‘인생캐’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는 신동미 역시 동감하는바.
“인생캐에 대한 기준이 다르겠지만 드라마에서 이렇게 깊이 있게 인물을 가져가는 게 쉽지 않잖아요. 정말 다 쏟아냈어요. 근 3년 동안 울 걸 다 운 것 같아요. 저한테는 되게 의미 있는 캐릭터예요. 이 작품을 계기로 스스로 한 계단 올라왔다는 느낌이 들어요. 사실 이 작품을 하기 전 슬럼프가 왔어요. 이 작품을 받았을 때 떨고 고민도 많았던 게, 제 연기에 대해 자신이 없었어요. 너무 힘든 작품이기도 했고, 스스로 제 연기의 바닥에 있다고 생각해 ‘내가 이걸 해도 되나’ 이런 고민에 많이 휩싸였었는데 스스로 이겨낸 것 같아 간분실이 제겐 ‘인생캐’인 것 같아요.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인생의 깨달음도 얻었다. 행복, 가족 등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이번 드라마를 하며 ‘난 행복한 사람이구나’ 그런 걸 많이 느꼈어요. 가족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됐고요. 사람이 ‘최고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최고가 아니라 최선이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부족할 수도 있지만 진짜 최선을 다한 작품이에요. 그래서 더 생각이 많이 날 것 같아요.”
[사진 = 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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