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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리얼함을 강조하려다 예능이 다큐멘터리가 됐다.
1일 밤 첫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새 로맨스 리얼리티 '작업실'은 열 명의 청춘 남녀 뮤지션들이 함께 생활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음악으로 교감하고 설렘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뮤지션들의 음악과 사랑, 청춘 이야기가 담긴다.
이날 방송에서는 긴장감 속에 첫 만남을 가진 가수 고성민, 스텔라장, 아이디, 장재인, 차희, 남태현, 딥샤워, 빅원, 이우, 최낙타 등의 모습이 펼쳐졌다. 마침내 한 집으로 들어선 뮤지션들은 개성 넘치는 자신들만의 음악 이야기를 풀어놓는 것을 시작으로, 로맨스의 포문을 열었다.
속내를 털어놓으며 어색했던 시간을 넘기자 남자 뮤지션들은 점차 마음이 향하는 상대에게 다가갔다. 시종일관 22살의 보컬리스트 고성민에게 관심을 보였던 빅원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대시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아이디에게 호감을 가진 최낙타는 방송 말미, 아이디로부터 데이트 아닌 데이트 요청까지 받았고 타 출연자들의 마음도 점차 윤곽을 드러내 향후 전개에 궁금증을 자아냈다.
다만 이 과정을 흥미 있게 그려내는 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개최된 제작발표회에서부터 리얼함을 강조했던 '작업실'은 미션, 개별 인터뷰 등을 배제했다며 남다른 자신감을 뽐냈다. 제작진의 개입 없이 뮤지션들의 충실한 감정에만 초점이 향했다는 이야기다.
그래서인지 첫 회에서는 뮤지션 소개 문구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자막도 찾아볼 수 없었고, 배경음악도 최소화됐다. 뮤지션들이 즉석에서 선보이는 음악들이 주를 이뤘다. 특별한 편집 없이 출연진의 대화 소리만 줄곧 잡혔다. 컷과 컷의 연결이 명확하지 않은 탓에 MC들의 등장도 매끄럽지 않아 아쉬움을 더한다.
리얼리티 예능보다는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연출인데, 자연스럽게 장르 경계를 무너뜨리기 보다는 애매한 상황이 됐다. 설렘을 극대화하기는커녕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고 죽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일각에서는 로맨스 버전의 '인간극장'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다.
또한 장재인과 남태현의 열애 인정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성을 독차지했던 '작업실'이지만 방송 시작과 동시에 두 사람의 열애는 독이 든 성배가 됐다. 출연자 간의 관계성을 추리하며 재미를 확보하는 로맨스 리얼리티 예능만의 강점이 희미해졌기 때문. 실제 이날 함께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남태현이 고성민을 이상형으로 꼽는가 하면, 거침없는 스킨십까지 선보였으나 시청자들의 뇌리에는 실제 연인인 장재인이 연상될 수밖에 없다. 이를 타파하는 것 역시 제작진에게 숙제가 됐다.
종합편성채널 채널A '하트시그널' 성공 이후 유사한 로맨스 예능이 쏟아졌고 후속작들은 아류작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가운데, '작업실'은 기존 프로그램들과 달리 갈 것을 약속했다. 뮤지션이라는 직업의 출연진이 여타 프로그램들과는 다른 지점인 만큼, 이를 활용해 듣는 재미, 보는 재미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 tvN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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