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단 한 타석이었기에 두산 베어스 최주환의 타격감을 완벽히 파악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다만,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요소도 있었다. 그의 스윙은 부상 재발에 대한 우려를 잠재울 정도로 과감했고, 김태형 감독도 보다 탄력적으로 타순을 구성하는 게 가능해졌다.
최주환이 마침내 공백기를 깨고 돌아왔다. 최주환은 지난 28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홈경기에 대타로 출장, 1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는 등 임무를 완수한 후 교체됐다. 두산은 최주환이 복귀한 가운데 조쉬 린드블럼의 호투를 더해 4-1로 승, 3연승하며 1위 SK 와이번스와 승차 없는 2위를 유지했다.
최주환은 2017시즌 129경기를 소화하며 주축으로 자리매김했고, 최근 2시즌 연속 3할 타율을 작성했다. 2017시즌까지 통산 22홈런에 불과했지만, 지난 시즌에 26홈런을 터뜨리는 등 장타력까지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2019시즌은 아직 개막 후 2개월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우여곡절을 겪었다. 최주환은 시범경기에서 우측 내복사근 부상을 입어 전열에서 이탈했다. 최주환은 지난달 7일 1군에 등록됐으나 부상이 재발, 단 4일 만에 다시 1군에서 말소됐다. 민감한 부위를 다시 다친 만큼, 김태형 감독의 걱정도 컸다.
28일 삼성전은 최주환이 지나달 7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51일 만에 치르는 복귀전이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최주환은 두산이 2-0으로 앞선 6회말 1사 1, 3루서 김재호 대신 타석에 들어섰고, 몸쪽으로 향한 권오준의 초구를 공략해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복귀전서 존재감을 과시한 최주환은 안타 이후 곧바로 대주자 오재원과 교체됐다.
최주환은 “대타로 대기하라는 지시를 받아 준비하고 있었는데, 6회말에 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오준 투수가 구원 등판했고, 마침 대타로 나갔다. 사실 대타로 안타를 칠 확률은 낮다. 경험이 적었던 백업 시절에도 ‘잘 쳐야지’라는 생각이 크다 보니 오히려 결과가 안 좋았다. 초구부터 스윙한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초구부터 스윙한다’라는 마음가짐이 강했기 때문일까. 최주환은 구종에 대해선 “오랜만에 치른 경기라 TV로 다시 봐야 알 것 같다”라고 말했지만, 적극적인 자세만큼은 잊지 않았다. “몸쪽 공이었고, 타이밍이 늦었지만 의식적으로 돌렸다. 힘없는 타구가 될 수도 있었는데, 끝까지 스윙해서인지 배트가 부러졌는데도 안타가 됐다. 운이 따랐다.” 최주환의 말이다.
51일만의 복귀전이었던 만큼, 홈 팬들의 함성도 컸다. 최주환은 “올 시즌 첫 경기였던 NC전 때도 함성에 감동받았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와 버금가는 정도였다. 2번째 복귀전도 대타여서인지 함성이 컸다”라며 웃었다.
민감한 부위를 다쳤던 데다 재발까지 경험했던 만큼, 최주환은 1군에서 말소된 후 한동안 운동을 잊고 살았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휴식이 보다 빠른 복귀를 위해 최주환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였다.
“2군에 내려간 후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쉬었다. 운동을 접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라고 운을 뗀 최주환은 “옆구리부상은 잘 쉬지 않으면 회복이 더디다고 하더라. 잘 쉬어서인지 이제 안 아플 것 같다. 2군에서도 많은 경기를 뛴 건 아니지만, 홈런성 타구가 몇 번 나왔다. 허리 회전이 잘 된다는 것 자체가 부상에서 회복됐다는 의미일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물론 단 1경기, 1타석을 소화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최주환 역시 “매번 잘할 순 없다”라고 말하는 한편, “한 달 넘게 쉬었다. 걱정이 안 된다는 건 거짓말일 것이다. 다만, ‘회복하면 야구를 제대로 보여주자’라는 마음으로 중계를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왔다.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는데 배트가 잘 돌아가더라.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이 신경써주신 덕분”이라고 전했다.
두산은 올 시즌에도 주요 전력이 이탈한 데다 부상도 끊이지 않았지만, SK 와이번스와 양강체제를 구축하는 등 저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정수빈, 최주환도 나란히 복귀했다. 하나둘 퍼즐이 갖춰지고 있는 셈이다.
당분간 수비에 제약이 따를 수도 있지만, 두산은 최주환이 복귀해 타순 구성이나 대타 활용에 이어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최주환이 복귀해 타선에 한층 힘을 보태게 됐다”라는 김태형 감독의 바람대로 잠시 주춤했던 두산의 화력이 되살아날지 지켜볼 일이다.
[최주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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