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이선균 "아내 연교 役 조여정, 밝고 긍정적이라 잘맞아"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조여정 씨는 굉장히 적극적인 배우였어요."

3일 오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배급 CJ엔터테인먼트) 관련 인터뷰에는 배우 이선균이 참석했다. 이선균은 영화 속 박사장 캐릭터를 맡았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기생충'은 개봉 이후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연교(조여정)와 처음 이야기하는 장면이 원래는 좀 더 딱딱했어요. 슛 들어갈 때 감독님이 좀 바꾸시더라고요. 이게 좀 너무 문어체 같지 않냐, 편하게 결혼 일찍한 부부로 관계를 설정해서 편하게 바꾸자고 했어요. 좀 더 변태처럼 하려고 했는데, 첫 날 촬영을 하고 뭔가를 하려고 하지 말아야겟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유연하게 현장을 받아들이려고 해야겠다고 느꼈어요."

이선균은 디테일한 봉준호 감독의 상황 설정에, "편했지만 너무 한 게 없어보이면 어쩌나 싶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마음이 편했던 것도 있는데, 꿈 꿔 왔던 작품에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너무 하는 게 없는 것 같기도 했어요.(웃음) 다시 이런 기회가 안 올텐데 싶기도 했고요. 그런데 욕심보다는, 제가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컨트롤을 잘 했어요. 첫 촬영에서 저를 앵글을 통해 바라보시니까, 감독님이 촬영장에서도 제 사진을 많이 찍으셨어요."

그는 많은 호흡을 맞춘 극 중 아내 연교 역의 조여정에 대해 밝고 긍정적이었던 배우였다고 회상했다. 예고편에서도 공개됐던 연교 캐릭터의 독특함은 그동안 부잣집 여성 캐릭터와 또다른 모습이었다.

"에너지가 밝고 긍정적인 모습이 연기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제가 뭔가를 해준 건 없었어요. 굉장히 적극적으로 해줘서 저는 오히려 편했어요. 정말 고마웠어요. 연기할 때 불편함이 전혀 없었어요. 연교 캐릭터가 정말 웃겨서, 연기하면서도 여정이가 정말 잘 하니까 즐거웠어요."

'기생충'은 가족희비극으로 알려졌지만, 영화를 실제로 본 관객들은 박사장과 연교의 러브씬을 보며 15세 관람가 등급에 의아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한 이선균의 생각을 물었다.

"시나리오와 거의 바뀌지 않았어요. 호흡과 행동들에는 애드리브가 있었지만요. 그런데 가족 영화인 줄 알고 초등학생 아이를 데리고 가면 민망할 수 있었지만, 그 상황이 섹슈얼한 것들을 부각한 게 아니기 때문에 코믹과 먹먹함이 있잖아요. 젠틀할 척 하지만 굉장히 천박한 이중적인 장면들이었거든요."

이선균은 영화 '끝까지 간다'가 칸 국제영화제에 먼저 초대됐지만 당시 참석하지 못했다. '기생충'을 통해 처음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은 것에 대해, 아내 전혜진을 언급했다.

"2년 전에 전혜진 씨가 먼저 갔어요. 자랑을 많이 해서(웃음) 저는 갈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저 때문에 스케줄이 비면 민폐니까 다행히 양해를 잘 해주셨어요. 일주일 정도를 빼두셔서 다녀왔어요. 이번에는 자기랑 같이 안간다고 엄청 뭐라고 해가지고. 하하"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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