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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세 여성들의 매력적인 플레이가 '검블유'에서 펼쳐졌다. 유의미한 건, 선(善)이라는 이름 아래에 수동적으로 고착화됐던 여성 캐릭터 역할의 전복이다.
12일 밤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극본 권도은 연출 정지현 권영일/이하 '검블유') 3회에서는 유니콘의 경쟁사인 바로를 1위로 탈환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배타미(임수정), 차현(이다희)과 이를 견제하는 송가경(전혜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배타미, 차현, 송가경은 각각 뚜렷한 개성을 지니며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마냥 착하지만은 않은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욕망에 충실했고 성공과 목표를 위한 집념을 쏟아내고 있다. 분노조절장애, 담배 등 그동안 드라마 내 여성 캐릭터에서 쉽게 발견하지 못했던 설정까지 연달아 부여되며 매력적인 오피스극이 탄생했다.
먼저, 이날 유니콘에서 해고당한 뒤 바로의 TF팀으로 이직한 배타미는 본격적으로 바로를 1위 자리에 앉히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TF팀의 필두에 선 그는 유니콘에서 쌓은 경험과 명석한 두뇌를 바탕으로 날카롭게 바로의 문제점을 파악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파격적인 제안들을 늘어놓았다.
사용자들의 착각을 불러오게 만들 검색 알고리즘, 경쟁사 유니콘을 공격하는 광고 등 거센 발상들이다. 차현의 말을 빌리자면 "도덕적"이지는 않지만 효과는 보장됐다. 동료들의 우려와 촬영 모델의 펑크라는 위기 상황에서도 배타미는 대담하게 밀고 나갔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주 만에 점유율은 상승했고 유니콘의 턱 밑을 바짝 좇았다. 남성 캐릭터의 도움 없이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낸 배타미다.
차현의 '분노조절장애' 설정은 폭력적일 수도 있다는 사전 염려와 달리 흥미롭게 그려지고 있다. 이날은 특히 차현의 폭행 전과가 공개돼 큰 웃음을 안겼다. 3년 전, 엘리베이터에서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며 성추행하는 남성에 굴하지 않고 곧바로 무력을 행사했다. 결과는 전치 12주로, 폭행 전과를 안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무차별적인 폭행을 일삼는 건 아니다. 차현의 분노 대상은 '불의'에 한정돼 오히려 쾌감을 안긴다. 시청하는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막장 서사, 송가경을 위협하는 자전거를 향한 분노 등이 그렇다. 또한 회의 중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자신만의 '부수기 방'으로 들어가 각종 물건들을 깨부수며 분노를 삭인다.
더 나아가 배타미와 애증, 대립 구도를 형성하며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는 송가경은 1회부터 흡연자로 등장했다. 직접적인 흡연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담배를 손에 들거나, 담배 피러간다는 등의 대사로 묘사됐다. 배타미가 과거 송가경에게 선물한 물건도 시가렛 홀더다. 비교적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영화에서는 수차례 그려진 여성 캐릭터의 흡연이지만 드라마 상에서는 제한되어 왔던 터라 더욱 반가운 편견의 타파다.
이렇듯 변화된 캐릭터 패턴은 생소하지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일명 '걸크러시'의 향연이다. 배타미와 박모건(장기용)의 로맨스 서사로도 시청층을 확장시키고 있는 '검블유', 시청자들의 마음을 완벽히 매료시켰다.
[사진 = tvN 방송화면,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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