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순위 코어입니다."
키움 박병호는 6일 고척 SK전을 앞두고 1군에서 말소됐다. 옆구리와 무릎에 잔부상이 있었다. 타격 페이스도 떨어졌다. 어쨌든 부상이 큰 건 아니다. 그리고 키움을 대표하는 간판타자다. 때문에 KBO 규정상 1군 복귀가 가능한 16일(고척 한화전)에 맞춰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장정석 감독은 예상을 뒤엎고 16일은 물론, 18일 고척 KT전서도 박병호를 1군에 복귀시키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장 감독은 18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박병호는 우리 팀의 1순위 코어"라고 말했다.
박병호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 건 당연히 아니다. 그렇다고 박병호의 몸 상태가 악화된 것도 아니다. 단지 장 감독은 최근의 좋은 팀 분위기를 어떻게든 이어가고 싶다. 그는 "요즘 젊은 선수들이 잘 뛰어다니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병호의 빈 자리는 외국인타자 제리 샌즈가 메운다. 샌즈가 외야 한 자리를 비우고 1루와 지명타자를 맡았다. 그러자 왼손 외야수 김규민이 꾸준히 출전기회를 잡는다. 김규민은 박병호가 이탈한 뒤 최근 10경기서 36타수 14안타 타율 0.389로 펄펄 날았다.
11일 창원 NC전서는 3안타를 몰아쳤다. 12일 창원 NC전서는 연장 11회에 결승 1타점 2루타를 날렸다. 5번 타자로 승격, 서건창~김하성~이정후~샌즈로 이어지는 상위타순을 충실히 보좌한다. 이밖에 장영석과 김혜성도 떨어진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렸다.
비슷한 의미로 조상우와 김동준의 이탈 역시 지금까지는 공백이 커 보이지 않는다. 베테랑 오주원이 마무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오히려 5월 이후 조상우보다 더 안정적이다. 장 감독은 "오주원의 페이스가 좋아서 김상수와 한현희의 역할을 흔들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5월 중순~6월 초에 전반적으로 투타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5월 초까지 9연속 위닝시리즈를 하며 상위권 싸움에 가세할 여지를 마련했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무너졌다. 박병호의 부진 및 말소가 정점이었다.
그러나 박병호가 이탈한 뒤 오히려 작년 전반기 줄부상 때 플랜B들이 맹활약하며 흐름을 탔던, 그 모습이 엿보인다. 장 감독이 박병호를 쓰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단지 지금의 좋은 흐름을 최대한 끌고 가려고 하는 의도다. 그는 "박병호가 빠진 뒤 기회를 받은 선수들의 흐름이 좋다. 팀을 위해 박병호가 당연히 돌아와야 하지만, 지금 분위기를 좀 더 지켜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 사이 박병호도 컨디션을 좀 더 가다듬을 수 있다. 장 감독은 "옆구리 저림 증세가 있는데, 지명타자로 언제든 쓸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팀 대부분 타자가 수비를 병행하는 걸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키움으로선 박병호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와 4번 1루수로 꾸준히 나서는 게 최상이다.
결국 현 시점에선 팀이 최근의 좋은 흐름을 이어가면서, 장 감독이 박병호의 1군 복귀시점을 언제 잡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물론 박병호는 19일 고척 KT전서 갑자기 1군에 올라올 수도 있다.
[박병호(위), 키움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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