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통상적으로 외국인투수가 마운드에 오르면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 마련이다. 올 시즌 KBO리그를 봐도 외인이 중심을 잡은 팀들이 모두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KIA는 그렇지 않다. 토종 투수들이 연이은 호투로 연승 가도를 만들어놓으면 외인이 나와 그 흐름을 끊는 경우가 잦다.
KIA의 외국인투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터너는 16경기 4승 8패 평균자책점 5.36, 윌랜드는 16경기 4승 5패 평균자책점 5.17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 최악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용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내용도 아니다. 그냥 한마디로 말해 애매하다. KIA가 하위권에 그대로 머물러있었다면 크게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박흥식 감독대행 부임 후 20승 14패를 거두며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와의 승차를 4경기로 좁힌 KIA다. 그래서 더 이들의 투구가 아쉽다.
핵심은 이들의 투구가 팀 흐름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부분이다. 6월이 특히 그렇다. 15일 사직 롯데전에서 터너가 팀 3연승 행진에 찬물을 끼얹었고 18일 광주 SK전에서 에이스 양현종이 2연패 사슬을 끊어내자 다음날 조 윌랜드가 연승을 막아섰다. 이후 21일 잠실 LG전에서 터너가 선두 SK에게 위닝시리즈를 거둔 흐름을 잇지 못했으며, 25일 고척 키움전에선 윌랜드가 3연승으로 향하는 길에서 경로를 이탈했다. 외인이 나올 때마다 상승세가 끊긴다.
그러다보니 외인과 토종 선발의 위상이 뒤바뀌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패에 빠졌을 때 국내 선수보다 외인 등판 경기에 기대를 더 많이 걸지만 올해 KIA는 양현종, 차명진, 홍건희, 김기훈 등 토종 선수들이 나섰을 때 승률이 더 좋다. 양현종이야 원래부터 외인의 존재와 관계없이 에이스를 맡았다 쳐도 다른 젊은 토종 선수들이 외인보다 더 나은 투구를 펼치는 건 구조적으로 봤을 때 반가운 일은 아니다.
일단 박 대행은 전날 고척 키움전에서 교체 없이 이들을 그대로 믿고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일단 전반기까지는 지켜볼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선수를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라고 가장 현실적인 답변을 내놨다.
결국은 이들이 믿음에 보답하는 수밖에 없다. 팀이 처한 상황을 인지하고 자신들보다 경험이 적은 어린 투수들이 씩씩하게 제 공을 던지는 걸 보며 자극을 받아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서재응 코치 콜업 이후 외인들과의 소통이 이전보다 늘어났다는 부분이다. 또 KBO리그 경험이 풍부한 앤서니 르루 코치가 이들에게 맞춤형 조언을 꾸준히 건네고 있다. 이날 고척 키움전에 나서는 터너는 전날 김기훈이 끌어올려놓은 흐름을 그대로 이을 수 있을까.
[제이콥 터너(좌)와 조 윌랜드(첫 번째), 윌랜드(좌)와 앤서니 르루 코치(두 번째). 사진 = 마이데일리 DB, KIA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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