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팔 높이가 6~7cm 정도 올라갔다."
롯데 박세웅은 25일 부산 KT전서 1군 복귀전을 치렀다. 결과는 3⅔이닝 8피안타 2탈삼진 1볼넷 4실점. 그러나 내용을 파고 들면 긍정적인 부분, 희망적인 부분이 많았다. '안경에이스'의 부활을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박세웅은 2017년 맹활약 후 2018년부터 팔꿈치가 좋지 않았다. 한 차례 재활을 거쳐 돌아왔으나 다시 이탈했다. 결국 작년 11월12일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토미 존 서저리가 아니라서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선택이었다.
약 5~6개월간의 재활 및 빌드업을 거쳐 성공적으로 돌아왔다. 박세웅은 "결과를 떠나 70개 이상의 공을 던졌는데도 몸 상태가 괜찮았다. 구위가 작년보다 좋았다"라고 말했다. 첫 경기서 이걸 확인한 것만으로도 성공이었다.
아프지 않은 박세웅의 가장 큰 변화는 팔 각도와 릴리스포인트다. 양상문 감독은 "데이터상 팔 높이가 6~7cm 정도 올라왔다. 팔 높이가 올라오면서 자연스럽게 릴리스포인트도 더 앞에서 형성됐다"라고 평가했다.
박세웅은 포심패스트볼 최고 150km를 다시 찍었다. 아프지 않고, 폼이 좋아지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변화. 그리고 커브와 슬라이더가 동시에 좋아졌다. 주무기 포크볼을 많이 던지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양 감독은 "팔 높이가 높아지니 자연스럽게 커브 각도가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게 새로운 무기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양 감독은 박세웅의 복귀전 직전 2군에서 다듬어온 신무기가 있다고 했다. 알고 보니 커브가 아닌 슬라이더였다.
양 감독과 박세웅에 따르면 슬라이더의 경우 본래 던지긴 했는데 그립을 살짝 바꿨다고 한다. 박세웅은 "본래 그립을 옆으로 틀어 던졌는데, 각을 줄이고 직구처럼 슬쩍 놓는다는 느낌으로 던졌다"라고 말했다. 거의 컷패스트볼을 던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포심 구속 향상과 컷패스트볼에 가까운 슬라이더, 커브의 품질 향상까지. 건강을 되찾은 박세웅이 복귀전서 큰 희망을 얻었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박세웅은 "타자와의 수싸움, 경기운영에 더 신경 써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박세웅은 "커브 구속이 올라간 것도 몸 상태가 좋아진 영향이 있다. 팔에 부담이 없으니 강하게 던질 수 있다. 배터리코치님도 직구에 힘이 있으면 직구를 던지고 슬라이더를 섞자고 했다. 포크볼을 일부러 적게 던진 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롯데 토종 선발진에는 박세웅 외에도 장시환, 2군에서 돌아올 신인 서준원이 있다. 김원중은 2군에 내려간 상황. 2군에는 윤성빈도 있다. 일단 양 감독은 박세웅의 팔 관리 차원에서 올 시즌 만큼은 휴식일이 보장되는 선발 기용을 천명했다. 장기적으로는 젊은 선발투수들이 건전한 경쟁을 통해 성장해야 한다. 박세웅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박세웅은 "앞으로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수술과 재활을 해보니 지겹기도 했지만,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운동(재활) 후 팀 경기를 보고 안타까웠다. 조금이라도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단 1경기만으로 박세웅의 장밋빛 미래를 장담할 수는 없다. 본인 말대로 건강을 증명하면서 타자들과의 싸움을 이겨내야 한다. 그러나 안경에이스 시즌2에 대한 희망이 생긴 것 또한 분명하다.
[박세웅.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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