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끈질기게 승부하려고 합니다."
롯데 포수 나종덕은 "(기사)댓글을 잘 안 본다"라고 했다. 야구를 하다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도 "하루만에 완전히 잊지는 못해도, 잘 잊는 편"이라고 했다. 지나가던 마무리투수 박진형이 "자기 기사와 댓글 다 본다"라고 말했지만, 나종덕은 사람 좋은 웃음만 지었다.
2일 인천 SK전을 앞둔 나종덕의 표정은 밝았다. 올 시즌 롯데의 어두운 면을 논할 때 빠짐 없이 등장하는 이름. 6월 12일 잠실 LG전서 KBO 최초 끝내기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폭투 사건의 중심인물. 그러나 22세의 젊은 포수는 씩씩하다. 구단 관계자 역시 "성격이 밝다"라고 거들었다.
나종덕을 비롯한 롯데 젊은 포수들이 캐칭과 블로킹이 취약한 건 팩트다. 롯데 투수들이 72개의 폭투로 압도적인 리그 1위를 달리는 건 포수들의 역량 결여가 투영된 결과다. 무분별한 비난은 지양해야 한다. 그러나 기량발전의 토대로 삼아야 하는 건 분명하다.
중요한 건 나종덕이 현 시점에서 스스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을 100% 가깝게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나종덕은 장점도 분명한 포수다. 300이닝 넘게 소화한 포수들 중 도루저지율 1위(42.2%, 344⅔이닝 소화)다.
양상문 감독은 "공을 잡고 송구를 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짧다. 1.8초 정도"라고 밝혔다. 포수가 공을 잡은 뒤 자세를 잡고 던질 때까지 2초만 걸려도 정상급이다. 나종덕은 굉장히 좋은 능력을 보유했다. 동작이 간결하다. '앉아 쏴'도 가능하다.
그는 "어깨가 강하다고 하는데 본래 강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보강훈련을 많이 했다. 2루에 송구하는 동작 역시 최기문 코치님과 연습을 많이 했다. 연습을 하니 시간이 단축됐다"라고 말했다.
'간결하고 빠른 송구동작'은 타격과 포구 약점을 만회하는 나종덕 최고의 무기다. KBO리그가 투고타자로 돌아서면서 발야구의 중요성이 커졌다. 포수의 도루저지능력은 굉장히 중요하다. 실제 나종덕의 도루저지가 경기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 사례도 제법 있었다.
타격의 경우 63경기서 118타수 21안타 타율 0.178 1홈런 9타점 9득점. 컨택트 능력을 좀 더 보완해 애버리지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래도 최근 10경기서 0.286으로 괜찮다. 2일 SK전의 경우 앙헬 산체스의 노히트를 깨는 좌선상 2루타를 날렸다.
보통의 포수라면 '타격은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종덕은 책임감이 있다. 그는 "타석에 들어가면 후회 없이 방망이를 돌리려고 한다. 대기타석부터 준비를 하고 들어간다. 결과를 떠나 투수들을 괴롭혀야 팀에 도움이 된다. 공을 많이 보며 끈질기게 승부한다"라고 말했다. 쉬어가는 타자가 되지 않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다.
간결하고 끈질기게. 나종덕이 1군 포수로 분명한 목적을 갖고 살아간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많다. 그러나 지금 롯데는 포수들에게 기다림이 필요하다. 젊고, 장점이 있는 나종덕에게 충분히 시간을 주는 게 맞다.
[나종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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