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故 전미선, 잊지 않겠습니다."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선 영화 '나랏말싸미'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조철현 감독과 주연 송강호, 박해일이 참석했다.
'나랏말싸미'는 모든 것을 걸고 한글을 만든 세종(송강호)과 불굴의 신념으로 함께한 사람들, 역사가 담지 못한 한글 창제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아름다운 배우 故 전미선 님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엔딩 크래딧이 흐르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故 전미선의 죽음에 깊은 애도의 뜻을 보내며, 생전 고인을 추억한 '나랏말싸미' 팀이다.
앞서 소헌왕후 역의 전미선은 지난달 29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49세. 고인은 극 중 소헌왕후로 분해 지혜롭고 너른 품으로 세종의 뜻까지 품으며 한글 창제에 힘을 더한 인물을 연기했다.
먼저 '나랏말싸미' 제작사 두둥 오승현 대표는 "전미선 님의 비보를 접하고 충격에 빠졌었다. 영화가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진심으로 고인을 애도하는 마음이 먼저라고 생각했다"라며 "이에 영화 개봉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고, 실제로 유족분들과 이야기도 나눴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런데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많은 분이 함께 보고, 좋은 영화, 최고의 배우로 기억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예정대로 개봉을 진행하게 됐다"라며 "다만 홍보 일정은 최소화했다"라고 전했다.
오 대표는 "진심이 왜곡될까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나, 여러분께서 함께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조철현 감독은 "故 전미선의 연기는 제가 감히 평가할 입장도 아니고, 그럴 수준도 아니다"라며 고인의 열연을 높이 샀다.
그러면서 그는 "극 중 소헌왕후가 세종대왕에게 전하는 일침인 백성들은 더이상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라는 대사는 전미선 배우 본인이 직접 만든 대사다. 제가 생각할 땐 지도자한테 여성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라고 전했다.
송강호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과정이 있었다"라며 "지금 그 누구보다 감독님 이하 배우들, 스태프들이 슬픔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고 침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특히 극 말미 세종대왕이 소헌왕후의 천도재를 치르는 장면이 나오며 슬픔을 더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강호는 "천도재 찍은 날이 하필이면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었다. 그 촬영을 끝내고 빨리 서울로 올라갔던 기억이 있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그 장면을 보면서 저희들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착잡함이 있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이 영화의 슬픈 운명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라며 "그것이 이 영화가 슬픈 영화가 아니라, 슬픔을 딛고 아름다운 예로 남을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해일은 "(전미선과의) 기억이 생생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각자 치열하게 역할에 대해 준비해 오고, 촬영을 마치면 오손도손 모여 과거에 촬영했던 이야기도 나누고 이 작품에 대한 설렘을 나누기도 했다. 그런 추억이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서 무척 안타깝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지막 작품을 함께하게 돼서 너무나 영광이다. 보시는 분들도 저희 작품을 따뜻한 온기로 품어주시리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나랏말싸미'는 오는 24일 개봉한다.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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