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최창환 기자] 부상 공백을 최소화시키는 것. 강팀이 지녀야 할 조건 가운데 하나다. 5할 승률에 못 미치는 등 아직 강팀이라 칭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적어도 KT는 주축선수들의 부상 공백을 메우며 이기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윤석민이 때린 100홈런의 가치도 배가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KT 위즈 내야수 윤석민이 마침내 1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윤석민은 16일 서울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원정경기에 7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KT의 7-2 승리에 기여했다. 6위 KT는 3연승을 질주, 5위 NC 다이노스 추격을 이어갔다.
윤석민은 첫 타석에서 대포를 만들었다. KT가 2-1로 쫓긴 2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윤석민은 볼카운트 0-1에서 바깥쪽 높은 코스로 향한 후랭코프의 2구(직구, 구속 142km)를 공략, 비거리 115m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윤석민은 2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며 KBO리그 역대 91호 100홈런을 달성했다.
윤석민은 키움(당시 넥센) 시절 포함 지난 시즌까지 5시즌 연속 두 자리 홈런을 때렸다. 상대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지만,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한방에 대한 기대감만큼은 충분히 심어줬던 타자다.
하지만 윤석민은 지난 시즌 후반기 타율 .247 6홈런에 그쳤고, 올 시즌 초반에는 보다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홈런이 자취를 감춘 데다 장타도 손에 꼽을 만큼 적게 나왔던 것. 결국 윤석민은 지난 5월 5일 한화 이글스전을 끝으로 1군에서 말소됐고,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말소되기 전까지 윤석민의 시즌 타율은 .229에 불과했다.
지난달 23일 NC전서 1군에 복귀, 주로 교체 투입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던 윤석민은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12일 NC전까지 포함하면 최근 4경기에서 3개의 장타가 나왔다.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장타였다.
이강철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한 KT는 부상을 입은 자원들의 공백을 최소화시키며 중위권에서 순위경쟁을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 이대은, 윌리엄 쿠에바스가 이탈했을 땐 기회를 받은 신예 선발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김재윤의 부상이라는 악재는 마침 돌아온 이대은이 마무리투수를 맡으며 극복했다.
최근에는 야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KT는 강백호가 지난달 25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입었지만, 이후 조용호가 존재감을 과시했다. 조용호는 전형적인 3번타자와 유형이 다르지만, 컨택능력과 선구안을 바탕으로 유한준-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찬스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KT는 황재균이 손가락부상을 당한 이후에도 꾸준히 승수를 쌓고 있다. 마침 예열을 마친 윤석민이 황재균을 대신해 3루수 자리를 메워준 덕분이었다.
윤석민은 황재균의 부상 이후 첫 경기인 13일 NC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이후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며 코칭스태프의 믿음에 부응했다. 덕분에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KT는 5위 도약을 향한 진격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윤석민의 100홈런이 더욱 값졌던 이유다.
[윤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