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롯데는 얼마나 달라질까.
롯데 양상문 감독이 올스타브레이크에 들어가자마자 사퇴했다. 전반기 34승58패2무로 최하위. 시즌 전 구상이 거의 들어맞지 않으면서 최악의 전반기를 보냈다. 양 감독과 이윤원 단장의 동반 사퇴 배경은 명확하지 않다. 어쨌든 롯데가 변화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봐야 한다.
양 감독은 13년만에 롯데 지휘봉을 다시 잡으면서 롯데 야구를 일으키기 위해 많은 구상을 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그러나 올 시즌 롯데 추락의 모든 원인이 100% 양 감독에게 있다고 보는 건 무리다.
FA 노경은과의 계약 실패 및 잡음, 대체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의 영입 실패 등 프런트 실무진의 지원이 미흡한 걸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전통적으로 롯데 프런트는 현장과의 호흡이 원활하지 않고 구단 발전의 방향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본적인 윈 나우와 리빌딩에 대한 목표설정도 명확하지 않았다.
롯데는 양 감독과 이 단장의 사퇴로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올 시즌 성적을 떠나 구단의 장기적인 비전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단계별 세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현장은 공필성 감독대행 체제로 가지만, 더 중요한 건 이 단장의 후임자다.
단장과 사장보다 더 중요한 게 각 파트별 실무자들이다. 제대로 된 리더가 있어도 구성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 외부에서 정확한 사정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양 감독과 이 단장 사퇴를 계기로 프런트에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 감독은 지휘봉을 놓으면서 담당기자들에게 "큰 목표를 갖고 롯데 야구와 부산 야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포부를 갖고 부임했으나 전반기 부진한 성적이 죄송스럽고 참담하다. 사랑했던 팬들에게 뜻대로 되지 않았고, 지금은 내가 책임을 지는 게 팀을 살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야구장에 와준 팬들의 위로와 격려가 큰 힘이 됐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 특히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한 어린이 팬의 얼굴이 마음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양 감독의 진심이 담긴 마지막 발언이었다. 코칭스태프, 선수, 프런트 모든 구성원이 양 감독 진심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변화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단순히 후반기 성적이 중요한 게 아니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롯데 야구는 개혁이 필요하다.
[양상문 감독(위), 롯데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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