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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이하 ‘보좌관’)으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가 있다. 바로 신인배우 도은비. 이름을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도 “보좌관에서 ‘커피’”라는 말을 들으면 단박에 무릎을 ‘탁’ 치게 된다.
‘커피=도은비’로 자신의 존재감을 발산한 그는 오디션을 통해 JTBC 금토드라마 ‘보좌관’ 속 노다정 역을 꿰찼다. 노다정은 송희섭(김갑수) 의원실 9급 행정비서.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노다정에게 ‘칼퇴요정’이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사실 ‘보좌관’은 도은비의 데뷔작. 이번 작품으로 도은비는 자신의 삶이 “엄청 바뀌었다”며 웃어 보였다. 개인 SNS 팔로워 수, 댓글에서 느낄 수 있었다고.
“‘보좌관’이라는 드라마를 찍었지만 선배님들과 연기하면서도 실감이 안 났어요. 너무나도 신세계였어요. 다정이가 진하고 임팩트 있는 캐릭터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관심, 응원을 보내주셔서 되게 신기했어요. 단 한 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는 거니까 신기하기도 했고, ‘실망시키면 안 되겠구나’ 싶어 부담감 아닌 부담감이 있었어요.”
‘보좌관’은 캐스팅 단계부터 으리으리한 라인업으로 화제가 된 작품. 도은비는 “거기에 내가?”라고 생각했다며 ‘현실 반응’을 가감 없이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첫 드라마에, 첫 오디션인데, 첫 합격이 됐어요. 기분이 좋은데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더라고요. 이정재 선배님이 주인공으로 확정됐고, 이엘리야 선배님이 긍정 검토 중이라는 기사를 본 상태였거든요. 그 두 분이 나오는 드라마에 합격된 거니까 부담도 되고, 긴장도 되고, 겁도 났어요. 현장에 계신 선배님들 연기 경력이 10년, 20년은 평균인데 저는 경력이 하루니까, 촬영 회차가 늘수록 제 경력도 하루씩 늘어나는 거니까, 그 차이가 어마어마하잖아요. 그래서 그분들 사이에서 만약 실수를 하게 되면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혼자 시뮬레이션도 하고 그랬죠.”
이런 노력 덕분에 큰 실수 없이 모든 촬영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다는 도은비. 대사 실수가 걱정되면 실수하지 않도록 달달 외웠다. 긴장 상태를 유지했고, 혹시나 스스로에게 예민해지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컨디션이 무너지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화장기도 없앴다. 맨 얼굴이나 다름없는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은 쉬워 보이지만 배우에겐 자못 어려운 일. 민낯에 가까운 모습은 연기하는데 하등 문제가 되지 않았다던 도은비였다.
“외형적으로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잖아요. 일부러 그렇게 했어요. 그게 평상시 제가 다니는 모습이기도 하고요. 화장을 즐겨 하지 않거든요. 그래도 다정이는 파운데이션이라도 했잖아요. 전 선크림만 바르고 다녀요. (웃음)”
첫 드라마임에도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다고. 이는 2015 미스코리아 경북 선에 당선됐을 때도 없었던 일. 일부 사람들은 미스코리아를 연예계로 가는 지름길로 삼기도 하지만 도은비는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경험차 출전했던 만큼 ‘배우가 되는 발판’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이랬던 도은비는 정공법으로, 꾀부리지 않으며, 고뇌의 시간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 섰다.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에 대학교 입시를 열심히 준비했어요. 막상 대학을 가니 그 길이 어려워서 포기한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굉장히 잘하는 선후배, 동기들이 꿈을 포기하니까 당연히 ‘나도 안 되겠지’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졸업할 때가 되니 어머니께서 편입을 권하셨어요. 대신 연기 관련 과로 편입하라고 말씀해주셨죠. 대학에 다니면서 제2의 꿈을 찾아보라고 하셨어요. 그나마 제가 제일 잘하는 게 연기였기 때문에 편입을 했어요.”
꿈에 쉽게 다가가지 못할 때, 필라테스 자격증을 따고 사진을 배우는 등 피와 살이 될 여러 경험을 했다. 그러던 중 ‘연기로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졌고, 연기학원에서 연기 선생님을 하게 됐다. 어쩌면 배우로서의 꿈을 포기할 뻔한 도은비가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해준 곳이 연기학원.
“4학년 2학기가 시작됐을 때부터 입시가 끝날 때까지 연기 선생님을 했어요. 그런데 저도 그런 시절이 있었잖아요. 아이들을 보니 뭔가 마음속에서 갈증이 일어났어요. 나도 저렇게 열정적이던 때가 있었지 싶고. 연기가 다시 하고 싶더라고요. ‘내 나이가 26살인데 너무 늦지 않았을까? 어느 소속사가 26살인 배우를, 거기다 신인인데 데려갈까’라는 생각도 했어요. 포털 사이트에 오디션을 검색해보니 저희 회사(스튜디오앤뉴) 오디션 공고가 나오더라고요. 최종 합격이 됐고, 회사 계약서를 찍기도 전에 ‘보좌관’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이 됐어요. 순간 되는구나 싶었고, 얼떨떨했어요.”
이 얼떨떨한 순간들은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보좌관’ 시즌1에 이어 시즌2 출연도 확정한 것.
“시즌2에서 노다정이 어떻게 될지 저도 너무 궁금해요. 노다정에게 무슨 비밀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웃음)”
[사진 = 스튜디오앤뉴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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